美北 당분간 탐색전?…”미, 북 입장변화 관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중단된 미북 접촉이 재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북 간 접촉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북한 핵문제 등에 대한 입장차가 커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미얀마를 방문, 19일 북한을 향해 ‘미얀마의 길을 따르라’며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 지도부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조해왔다. 바로 핵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진전의 길을 가라는 것”이라며 “그렇게 한다면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2009년 취임 초에 북한에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외교가에서는 형식적인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북한 문제를 성급히 다루지 않으면서 ‘전략적 인내’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미 1기 행정부에서 북한에 기회를 줬지만, 그 기회를 차버린 상황에서 조급하게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오바마 1기 출범 초기만 해도 북핵 협상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외교가에선 북핵 6자회담을 넘어 미북 협상이 진척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같은 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하자 미 행정부는 대북 강경책으로 선회했다.


미북 양측은 올해 2월 대북식량(영양) 지원과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을 약속한 ‘2·29베이징 합의’를 도출했으나, 이마저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백지화됐다.  


반면, 북한은 미·북 접촉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최근 ‘모든 것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철회에 달려있다’란 논설을 통해 “미국이 빈말로서가 아니라 실천 행동으로 대조선 적대시 정책 전환의지를 보여준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그에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맞섰다.  


이처럼 미북 간 입장차가 뚜렷한 만큼 북한이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상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북 접촉이 이루어지더라도 내년 상반기 내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기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인력 재편이 이루어지고, 내년 2월 한국에서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북미가 서로 탐색하면서 접촉 타이밍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미국이 서둘러서 북한과 접촉할 이유는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대로 긍정적으로 신호를 보내면 뉴욕채널을 통해 대화할 수 있지만, 북한과 미국은 그런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상반기는 서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지속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당장 정책 전환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북한이 실질적인 대화를 취하면 미국도 마다할 이유가 없어 언제든지 대화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역시 “북한은 현재 내부적으로 3대 세습을 둘러싸고 권력재편을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내부정세”라며 “외부의 입장이 어떠한지도 중요한 상황에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북한이 어떤 수를 둘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북한의) 패턴으로 보면 한 번 더 미사일, 핵실험을 통해 모멘텀을 가지고 (미국과) 접촉을 해야 하는데 2009년도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면서 “상반기에는 내부정세에 집중하면서 미북접촉을 시도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은)지금도 ‘전략적 인내’에 있다. 결국 북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오라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