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회담 공은 북한에…김정은 어떤 선택할까?

김정은 체제가 본격 등장함에 따라 향후 미북 비핵화 회담의 향배가 주목된다. 지난 달 3차 비핵화 회담 성사 직전 김정일이 사망하며 회담 추진이 전면 중단됐었다.


미북은 지난해 두차례의 비핵화 회담에서는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관련 의견을 좀처럼 좁혀지지 못했지만 지난달에는 인도적 지원과 UEP 프로그램 중단을 조건으로 3차 비핵화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었다.


미국은 어렵사리 조성된 미북 대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김정일 사망 다음날 뉴욕채널을 가동해 식량지원 관련 합의를 재확인했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직접 북한의 안정적인 권력승계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미국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평가다.


미국은 현재 공이 북한에 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김정은 체제가 비핵화회담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달 중순 “북한에 달려있고 북한에 공이 넘어가 있다. 북한이 확실한 믿음과 올바른 신호을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현재 미북 비핵화 대화 관련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김정일의 대외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올해 김정은이 체제 안정을 위한 외부 지원을 위해 미북 대화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많다.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 UEP 중단과 IAEA 사찰단 복귀 등 비핵화 제스처를 남한을 비롯, 국제사회 지원으로 이어지게 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신년공동사설에서 비핵화 관련 문구를 전혀 포함시키지 않으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북한은 2009년부터 3년간 ‘비핵화 실현’ 입장 등 핵문제 관련 언급을 해오다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선 6자회담이나 미국 등에 대해 언급을 피한 채 5년 만에 주한미군 철수를 다시 주장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공동사설에서 비핵화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 김정일 사망으로 체제 불안을 느끼고 있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식량이 필요한 만큼 미국과의 대화는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나 6자회담 재개노력에 적극성을 보이기 보다는 기존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핵화 회담에는 소극성을 유지하면서 식량지원을 받기 위한 3차 미북 고위급회담에는 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예년과 달리 미국에 대한 비난이 없었다며 대화 가능성을 높게 봤다. CNN도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미국 등이 식량지원의 대가로 핵 포기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신보도 비슷한 해석을 내놨다. 조선신보는 2일 평양발 기사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 관련 “금후 조미가 벌이게 될 비핵화 협상의 방향과 내용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라며 “회담에서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공동의 주제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3차 비핵화 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요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미북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는 김정은이 체제안정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미북 대화와 관련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 스스로 체제 안정을 최우선시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변화보단 안정적인 내부 관리에 치중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UEP 중단과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관측했다.


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공동사설에서 비핵화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 핵보유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체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김정은이 비핵화 회담에 나올지 미지수”라고 해석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북한의 체제 불안을 우려해 이번달 대규모 지원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북한의 입장에서 대외지원이 필요 없기 때문에 지원을 받기 위한 비핵화회담에 임하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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