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압력 행사해 南北 대화 유도 노력할 것”

새해를 맞아 남북이 대화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북한이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3일 신년 특별연설에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일단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만큼, 이에 대해 남한도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투트랙 차원에서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강조했기 때문에 대화재개로 선회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난해 말과 올 초 북한에 대한 발언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향후 대화재개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과 만난 자리에서는 ‘지금은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못 박은 데 이어 지난달 27일 라디오연설에서는 ‘북 도발에 가차없이 대응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외교·안보 부처의 업무보고에서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3일에는 경제협력까지 언급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29일 대북 정책의 기조는 그대로다면서도 대화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남북관계가 이제 바닥을 치고 상승해야 한다는 인식과 주변국의 대화 재개 행보에 강경한 목소리만 낼 경우 외교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의 긴장 완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도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주문해왔다.


이날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대화 의지를 표명한 남북한의 신년 메시지에 대해 “중국은 유관 각측이 책임 있는 태도로 서로 마주보면서 대화와 협상의 궤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남북의 이러한 대화재개 흐름과 맞물려 미·일·중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향후 대화재개 국면으로 전환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단 미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국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4일 방한해 한국 정부와 대화재개와 관련 논의를 벌인다. 한미는 최근 상황에 맞게 남북관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진전된 태도를 협의하고 조정하려고 왔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보즈워스 방한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문제와 관련, 한국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조율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특히 현 상태로 계속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은 3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대화가 필요하다며 남북의 대화의지 표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대화가 한반도 긴장완화의 필수요소”라며 “남북한 대화의 진전가능성을 나타내는 공개적인 (남북의) 입장천명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5일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도 오는 6일 워싱턴에서 클린턴 국무장관과 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의 한·중·일과의 회담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의제 등에 대한 사전 협의 차원이지만, 미중 정상회담이 대화재개를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남북관계가 최악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현재 남북은 더 이상 적대적 행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남북의 대화재개 관련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중 정상회담에 앞선 미중일의 발 빠른 외교적 행보는 대화재개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미중이 정상회담에서 일정한 합의를 이루면 대화재개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미중은 남북에게 최소한의 압력을 행사해, 회담 테이블에 나오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중은 남북이 적당한 선에서 이제는 싸우지 말고 비핵화를 위한 토론의 장이라도 나와야 한다는 제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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