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남북대화 재개 중재안 마련해 동시 압박?

북한이 신년공동사설을 시작으로 연일 대화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1일)에서 남북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5일)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담화(8일) 등을 통해 남북당국자회담을 제안했다. 또한 10일에는 국장급 실무접촉과 적십자회담 개최, 경제협력협의사무소 동결해제 및 판문점 적십자채널 복원 등의 내용을 담은 3통의 통지문을 우리 측에 보내왔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태도 변화 없는 일방적인 대화재개 ‘구애’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통일부는 10일 “대화 재개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며 대화 전제 조건으로 제시해 온 천안함과 연평도 관련 사과, 비핵화 등을 ‘남북대화’에서 논의하자고 역(逆) 제안해 놓은 상태다. 


북한이 우리의 역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를 수용한다고 밝혀도 만남 이상의 의미는 갖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남한이 제안한 의제에 대해 북한이 논의할 수 있다고 표명한다면 형식적으로나마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만나서 대화해도 진전되지 못하고 결렬돼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가 북한의 3차례의 대화재개 요구를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대화 공세를 중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북한이 의외의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북한이 구체적인 날짜와 회담 형식까지 언급한 만큼, 남한도 일정한 리액션(reaction)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한 대화재개에 군불을 때는 뉘앙스도 풍기고 있어 이러한 대화재개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남북대화를 6자회담 전제조건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것도 미국의 확고한 지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6자회담을 위해 남북대화를 종용할 경우 정부 입장도 일부 후퇴할 수 있다.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차관보는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으며, 남북대화를 권장하고 있다”며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지 않고 추가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다면, 대화 환경을 개선하는 의미있는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연평도 사태를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한미일은 지난달 6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대화재개 전제 조건으로 도발행위 중단을 비롯해 ▲비핵화를 위한 긍정적 조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른 국제적 의무 준수 등 5개 이행 사항을 협의한 바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주 중국 등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와 관련 논의를 가졌으며, 현재는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가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문제는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간 회담의 주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미중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일정한 결과를 내와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한 만큼, 미국도 대화재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교수는 “현재 남북한은 서로 받아드릴 수 없는 의제를 제안해 놓은 상태기 때문에 당장 대화가 재개되기 어렵다”고 전망하면서도 “미중 등 제 3국이 ‘대화에 나서라’며 중재를 하면 대화가 이뤄질 수 있으나 이 또한 진전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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