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고위급대화..’한국소외론’ 부상

동북아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를 두루 논의할 미국과 중국, 일본간 3개국 고위 정책대화가 다음달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소외론’이 외교가에 돌고 있다.

특히 동북아 관련국이 모두 참여한 북핵 6자회담이 사실상 무력해진 상황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 등으로 새로운 국제질서가 구축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주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 만의 외교협의가 진행되는데 대해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낮아진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은 10일 “미국과 중국, 일본의 고위 외교당국자(차관보급)들이 참석하는 3국 협의가 진행되는데 한국이 왜 참여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분단국가로서 외교가 생존의 가장 큰 수단인 만큼 한국은 가급적 주변국들의 외교 협의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미국 등으로부터 이번 3국 협의에 대한 사전 설명을 들었다”면서 “한반도와 관련된 정세협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이슈와 기후변화, 경제문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여서 우리가 꼭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도 한.미.일 협의나 한.중.일 협의 등 다양한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 외교소식통은 “글로벌 이슈 외에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동북아 문제를 거론하면서 북한 문제를 빼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3개국이 내부적으로 논의한 뒤 한국에 설명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일본간 3개국 협의는 몇년전부터 일본 정부 등이 추진해 왔지만 한국 외교당국의 이의 제기로 성사되지 못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과거 정부에서도 일본이 자꾸 이런 3자 협의를 하려고 해서 한국의 각료급 레벨에서 미국의 국무장관 등을 상대로 설득 노력을 벌여 일본 등의 계획을 사실상 무산시킨 적이 있었다”면서 “한국의 참여를 우리 스스로 배제하는 것은 향후 비슷한 외교채널이 생길 전례를 남긴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과 중국, 일본 3국간에는 고위급 양자 외교협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달초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중국의 수뇌부와 만나 미국과 중국간 고위경제전략대화 문제를 협의했다.

또 중국과 일본은 지난 7일 도쿄(東京)에서 중.일 고위경제대화를 통해 세계 경제회복을 위한 공동노력을 다짐하기도 했다.

3국간의 잇따른 양자협의에 이어 내달 워싱턴에서 3개국 고위정책대화를 갖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새롭게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참여하고 미국과 호흡을 같이하는 일본이 가세하는 새로운 외교흐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중국과 일본이 세계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위상축소가 걱정된다는 것이다.

한국이 빠진 미.중.일 3자협의를 우려하는 외교소식통은 “세계 최강 미국이 참여하는 협의에서 한국 문제와 북한 문제 등 우리와 직접적인 문제에 대한 총론적 합의가 도출될 경우 우리의 위상은 어떻게 될 지를 걱정해야 한다”면서 “단순하게 ‘한반도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