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學 제대로 키워 조기유학 수요 감당케 하자

지난 10월29일 국내 유력 언론들은 ‘뉴욕 조기유학생 합숙소 주인 학생 폭행’이란 놀랄만한 기사를 보도했다.



다음날 미주 중앙일보는 “한국 조기유학생은 미국의 열악한 사립학교의 재정위기 타개 수단으로 이용되고 현지 한인의 영리 목적 대상이며 열악한 환경속의 문란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사설에 “미 사립학교 등록금은 연 7천불 정도인데 합숙소 비용은 6만 불”이라며 “돈 보따리 싸서 해외로 밀어내는 교육당국과 학부모는 반성하라”고 했다.



실제 미국 기숙학교는 안전할까? 아니다. 월3~5일 단기방학에 갈 곳 없는 학생은 호텔을 전전하며 부모가 교대로 날아가 돌본다니 미처 예상 못한 비용과 번거로움에 창피해 차마 말도 못하는 부모들이다.



11월4일자 동아일보는 ‘미 명문사립고의 한국학생 유치戰’이란 기사에 “한국 학생은 교육열이 높아 학업도 우수하며 연간 수만 달러의 고액 수업료를 마다 않는다”며 학생 유치를 위해 방한한 미 사립교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유학의 허실이 알려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은 미 명문 사학의 타깃임과 동시에 세계 교육시장의 봉이란 것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기러기 아빠도 부족해 돈으로 보호자를 사면서까지 유학을 보내고 애들은 “공부부담 적고 즐겁게 공부하는 학교가 좋다”며 귀국을 거부하는데 왜 당국은 해법을 찾지 않는가? 답은 간단한데 말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학교를 많이 만들고 교육과정을 바꿔 단위학교가 발 빠르게 학생, 학부모의 요구에 대응하게 하면 누가 위험성 많은 조기 유학을 보내겠는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거짓말같이 이미 30년 전부터 사립학교를 육성해 만족도 높은 교육으로 외국학생을 유인하는데 우린 35년 전 평준화란 이름으로 명문사학 다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이젠 외고까지 없애려고 한다.



좋은 교육, 좋은 학교를 목마르게 원해도 그런 학교는 드물고 그나마 외고 밖에 없어 할 수 없이 그곳에 몰리는 국민의 속사정도 모르고 ‘사교육비’만 운운하고 있다. 40년 전 내가 다닌 사립중학교를 떠 올리면 왜 내 자식이 나보다 훨씬 못한 교육을 받고 있는지 안타깝고 불쌍하다.



우린 수준별 이동수업에 보충·야간 자율학습이 있었으며 발레, 고전무용, 기계체조 등 다양한 체육수업에 과학실에서 해부도 하고 관현악단, 배구부, 테니스부 덕에 음악회도 응원도 갔으며 발전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행사도 했고 놀면서도 공부 할 것은 다 해 학교 다니기가 즐거웠다.



그 많던 그런 좋은 학교를 그냥 두었더라면 과연 우리가 지금 이렇게 조기유학으로 병들고 고민할 필요가 있었을까?



7년의 유학생활을 접고 세 자녀를 데리고 귀국한 어느 엄마는 말한다. “더 이상 미국에서 배울 것이 없었다. 정체성 없는 아이로 키우기 싫었고 한국이 우수하다는 확신이 있었다”면서도 “다만 한국의 학교가 변하지 않고 선택할 학교가 없음이 안타깝다”고 했다.



더 늦기 전에 과거 명문 사학의 본 모습을 찾게 해 조기유학 문제도 해결하고 기숙사를 지어 ‘직장맘’의 어려움도 해결해 주자.



사립학교육성법을 만들어 자사고든 자율고든 100% 자율과 책임을 주고 맘껏 한번 해보라고 권해 보자. 그러면 비용도 다양, 형태도 다양한 학교가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탄생할 것이고 학생, 학부모는 선택을 통해 평가할 것이다.



성공도 도태도 본인들 몫이다. 그런 사립의 모습을 통해 공립은 자극 받고 공립은 공립대로 사립은 사립대로 학생유치를 위해 노력할 때 수요자가 원하는 공교육이 살아 날 것이다. 자율과 경쟁 아니면 살길이 없다. 더 이상 남의 나라 먹여 살리지 말고 우리도 교육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되자.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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