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0일 “북한이 이제야말로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채택할 당시의 정신으로 돌아와 한반도 평화와 남북상생공영의 길로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 장관은 이날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18주년을 기념해 통일연구원(원장 서재진)이 주최한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의 의미와 대북정책 방향’ 국제회의 축사에서 “그것이 현재 북한이 처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또 정부의 진정성 있는 남북대화 의지를 강조한 후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6.15 공동선언, 10.4 선언 등 모든 남북 합의를 존중하고 있으며 이를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용의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이어 “12월 12일에는 남북이 합동으로 해외공단 시찰을 떠나게 된다. 이번 시찰이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바라며 아울러 이를 계기로 앞으로 남과 북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쌓인 현안문제들을 하나 하나씩 풀어나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 장관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을 방문해 북핵문제를 협의한 것과 관련 “아직 향후 추이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우리와 유관국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발걸음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남북관계도 정부가 원칙에 입각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한 결과, 새로운 남북관계로의 전환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이어 “특히 올해 하반기 이후 북한이 강경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에 호응해 나옴으로써 당면한 현안문제들을 남북대화를 통해 해결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1991년 남북고위급회담 수석대표였던 정원식 전 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이 남북기본합의서의 부수적 합의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북핵상황을 고려할 때 기본합의서 이전에 비핵화공동선언이 앞서 강조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북핵은) 한반도평화 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는 위협적 요소”라면서 “남북기본합의서를 재조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북비핵화공동선언을 재조명하고 다음 세대에 알려야 하며 (북핵문제 해결를 위한) 국제환경을 조정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남북기본합의서가 분단 47년 만에 어렵사리 탄생해 남북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설정한 것이지만 현재까지도 그 구체적 내용이 실현되지 못하고 사(死)문서화된 상태를 생각할 때 아쉽고 서운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