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통일 취임 2주년…”쉬운 길 아닌 ‘원칙’ 택해”

현인택 통일부장관이 12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남북관계 관리의 책임론’이 거론되면서 교체설(設)이 돌기도 했지만 ‘원칙’을 앞세운 대북정책과 이명박 대통령의 든든한(?) 신임을 바탕으로 정면 돌파했다는 평가다.


현 장관 취임 첫해인 2009년에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됐고, 지난해에는 유례없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우라늄 핵시설 공개까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그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정부의 대북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교류·협력을 중단한 ‘5.24조치’를 진두지휘했다. 그러자 북한은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하면서 남북관계 수장을 ‘궁지’로 내몰았다.


이 때문에 교체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지만 이 대통령은 다시 한 번 현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현 장관은 ‘비핵·개방·3000’의 입안자다. ‘북한의 진정성’과 ‘원칙’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대북관에도 충실하다. 특히 통일부장관의 교체가 ‘대북정책의 전환’으로 해석되는 만큼,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일 신년방송 좌담회에서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시점에 외교라인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교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쉬운 길 유혹 많았는데 ‘원칙’ 택해…北인권 거론 높게 평가”


일단 현 장관의 장수비결은 이 대통령의 대북관에 기인한다.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그랜드 바겐’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고 우리 시간표로 남북관계를 이끌겠다는 노선에는 현 장관이 적임자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현 장관은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이에 따른 남북간 긴장국면을 ‘원칙’을 앞세워 관리해가고 있다.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 여론에 휘말릴 수 있었지만 올바른 남북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뚝심’으로 극복했다.


이에 대해 한 정부 소식통은 “쉬운 길을 택할 유혹이 많았음에도 원칙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점은 어느 장관과 비교해도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욕설을 가장 많이들은 장관이다. ‘을사 5적’에 빗대 ‘경인 4적’에 오르기도 했고 ‘미치광이’라는 막말까지 들었다. 북한으로선 그만큼 현 장관이 껄끄러웠다는 반증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시대상황에 충실했고 꾀를 부리지 않고 원칙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현 장관의 진면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 장관은 탈북자 지원 정책, 북한주민의 인권에 대한 관심 표명 등 과거 정부의 통일수장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활동을 펴왔다. 북한과의 대화·교류·협력 강화라는 원칙하에 한쪽으로 치우쳤던 과거 통일부의 정책방향에 메스를 가했다는 평가다.


한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는 “과거 정부가 북한인권을 거론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해 현 정부가 북한인권을 거론하고 인권단체를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정부 차원의 통일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다.


익명의 한 북한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실종돼 있던 ‘통일’이란 화두를 공론화하고, 정책영역에 끌어 들인 점이 현 장관의 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8.15경축사를 통해 밝힌 3대 공동체 통일방안과 통일세 제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장관 스스로 재량 발휘 못해…대북제안 과감하지 못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현 장관의 소극적인 정책운용은 비판을 비껴갈 수 없어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남북관계, 통일정책의 이상과 꿈을 최소화해 장관의 스스로의 재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너무 대통령의 생각에만 충실한 장관이었다는 지적이다.


이 전문가는 “현 장관은 ‘현재 남북관계에선 통일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입장에 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연성과 과감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정치력도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이 아닌 야당을 설득하고 포용하려 노력하는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원칙’만을 강조, 대화를 통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야당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공세적인 대북제안을 통해 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가져왔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학자출신이라는 점이 한계였다는 지적도 있다.


한 NGO 관계자는 “정치인 장관이었다면 북한이 좋아하는 것 1~2가지와 부담스러워 하는 것 1~2가지를 맞교환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었을 수도 있는데, 현 장관의 신중함이 결과적으로 남북간 단절이 최선인 상황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고받기식 대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고, 설사 이를 거부하는 북한의 모습일 지라도 국민들의 올바른 대북여론 형성에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수장으로서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보다 실천적 대안 모색을 진두지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지적된다.


NGO 관계자는 “북한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 실천계획, 인권전담부서 등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통일부가 북한인권 정책에서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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