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통일과정 여전히 진행 중…남북 서두르면 파국 초래”

독일 통일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기보다는 그 근본적인 통일과정과 발전 단계를 면밀히 분석해 남북한 통일 과정에서 취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한운석 고려대학교 교수가 23일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날 콘라드 아데나워재단과 평화재단이 공동주최한 ‘독일통일 20년을 돌아보고 통일코리아를 내다본다’ 심포지엄에 참석해 “독일은 아무런 피도 흘리지 않고 많은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성공적인 통일을 이루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독일통일 20년을 돌아보고 통일코리아를 내다본다’ 심포지엄 자료집 바로가기

그는 현재의 통일 독일에 대해서 ▲동독의 자립적인 경제활동의 부재 ▲장기적인 실업률의 증가 ▲사회갈등의 존재 등 문화적정신적 통합의 미흡 등 문제점도 많이 존재하지만 “서독과 동독의 경제적 사회적 통합, 동독의 실질적인 국내총생산의 증가 등의 장점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2020년까지는 동서독의 생활 관계들이 같아지지 않을 것이고, 통일 과정이 완성되지도 않았다”며 “통일은 ‘열려있는 수 세대의 프로젝트’라는 근본적인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접근을 통한 변화가 없이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심각한 파국과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며 “통일에 대한 준비는 우선적으로 파행적인 남북관계를 하루 속히 청산하고 동북아 평화체제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특히 “새터민(탈북자)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남남갈등을 하루 속히 풀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체제 전환을 지원할 남한의 엘리트층을 양성하기 위한 준비가 장기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NGO들과 여러 단체들은 통일일꾼들을 적극적으로 길러내야 한다”면서 “올바른 통일 연구를 활성화하고 독일 학자들간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르겐 아레츠 투링겐주 경제부 차관도 “독일에는 더 이상 장벽이 존재하지 않고, 철조망도 없으며, 두 대립적 정치진영이 총무장을 한 채 대치하고 있지도 않다”며 독일 통일에 대한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분명하게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아레츠 차관은 특히 “오늘날 독일 국민의 대다수는 민주주의 법치국가 체제에 찬성하고 있다”며 “누구나 완전한 인권과 시민권을 보장받고, 젊은이들은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자아인성개발권과 함께 크나큰 정신적, 물질적 기회를 보장받으면 성장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태국 강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독일 통일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 “정치적, 경제적 ‘체제통합’은 외적으로는 통일을 이루지만, 내적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진정한 의미의 통일은 인간들 간의 상호이해와 ‘인정’에 기초한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이어 “우리의 경우에도 통일은 북한 사람들이 겪게 될 ‘상실 실험’과 오래 동안 독재 체제 하에서 각인된 ‘사회화’의 효과를 사회통합의 출발과제로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