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적군파, 김일성에 보낸 서한 공개

독일 적군파(RAF)가 북한에 대해 군사훈련을 요청했던 편지가 35년 만에 공개됐다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함부르크 사회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잡지 ‘중도 36’을 인용, 1971년 독일 경찰에 입수된 RAF의 비밀 암호 편지를 통해 RAF가 북한에 대해 호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려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당시 서베를린의 공원에서 발견된 서류 봉투는 암호문으로 작성돼 있었으며 공안 당국이 암호를 해독한 결과 적군파가 북한의 김일성 주석에게 보내는 서한으로 밝혀졌다.

이 서한은 적군파가 북한 또는 동독 공작원을 통해 평양에 전달하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FAZ는 전했다.

‘중도 36’에 2차 대전 이후 독일의 저항 운동사를 연재하고 있는 볼프강 크라우스하르씨가 이 잡지 최근호에 공개한 이 서한에는 적군파가 북한에 대해 자신들의 투쟁 노선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RAF 조직원들을 북한에서 훈련받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한 이 편지를 통해 적군파가 동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동독식 사회주의 통일을 지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군파는 이 편지에서 “우리의 목표는 사회주의 방식의 통일이다. 우리는 공산주의 전망 하의 독일 통일을 위해 투쟁한다”라고 밝혔다.

당시 적군파가 북한에 접근하려한 것은 소련과 중국이 이념 투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으며 북한 지도부가 일본 적군파와 관계를 맺고 있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암호 편지가 독일 공안당국에 입수된 이후 적군파가 다른 경로를 통해 북한에 이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전달됐다면 어떤 답변을 들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FAZ는 전했다.

적군파는 지난 70년대에 급진파 학생들에 의해 결성돼 지난 92년 4월 테러 활동 을 중단할 때까지 미군 시설 및 병력, 경제인, 법조인들에 대한 테러를 자행한 바 있다.

적군파의 마지막 테러는 독일 통일 이후인 지난 91년 4월 동독 산업시설의 민영 화를 책임지고 있던 데틀레프 카르스텐 로베더를 암살한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적군파는 1998년 자진 해산을 선언한 바 있으나 적군파 지도부 일부가 이에 반발, 새로운 테러 단체를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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