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특사 방북추진…北 “때가 아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 성격을 띤 유엔 고위 관계자 일행이 최근 북한 방문을 추진했으나 북측으로부터 사실상 완곡하게 거절 당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미국의 외교 소식통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린 파스코에 사무총장 정치특보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이 오는 3월 초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북측이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파스코에 정치특보는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급 고위 인사이며, 반 총장의 정무 분야를 총괄 보좌하는 인물로 그의 이번 방북 추진은 반 총장이 최근의 한반도 긴장사태와 관련해 직.간접적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측이 파스코에 특보의 방북을 거부한 이유와 관련, “정확한 사유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북측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핵심측근인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도 방북 추진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북측과 계속되고 있는 협의의 일환일 뿐이며, 북측이 방북을 거부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면서 “서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단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과거 코피 아난 사무총장 당시 모리스 스트롱이 유엔 대북특사로 활동했었지만, 스토롱 전 특사가 지난 2005년 로비스트 박동선씨가 관련된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 로비 파문에 연루돼 활동을 중단한 뒤 유엔은 4년동안 대북 특사를 지명하지 않아왔다.

이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유엔-북한간 정무분야의 대화 채널 복원이 북핵 및 한반도 긴장상태와 관련됐는지 여부에 대해 “현재 6자회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유엔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다만 “정치 특보의 방북 추진은 그동안 유엔이 북한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만 접근해 온 것을 포괄적 차원으로 바꾸면서 창구를 일원화 하자는 의미”라고 말해 식량지원 등 인도적 문제뿐 아니라 북측과 정치.외교 관련 협의를 지속시켜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국내 일각에서는 북한이 기존의 남북간 합의를 무효화 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까지 취하고 있는 등 남북 관계가 전면적 긴장관계로 돌입하면서 거물급 대북 특사 파견에 관한 의견이 개진된 바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 함께 반 총장의 적극적인 역할론이 제기됐었다.

반 총장은 앞서 지난 1월 중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유엔내 고위급 인사를 북에 파견해 먼저 상황을 파악해 볼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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