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6일 “남북관계는 당사자 간 해결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기에 직접 개입은 하지 않고 옆에서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 조찬 회동을 갖고 남북관계 정상화 문제와 관련 “주 유엔 북한대사와도 그런 방향으로 협의를 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제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국 정부의 의견을 들어서 필요한 역할이 있으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서 하겠다”며 “정부도 제가 어떤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북핵문제에 긍정적인 진전이 있을 때 한국을 방문한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가 이 긍정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 더 진전되도록 하자는 기대를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세계 모든 나라들이 유가(油價)와 곡물가 폭등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는데 한반도에서 남북 간에 대화와 협력이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빨리 남북대화가 재개돼 남북이 힘을 합쳐서 세계 모든 나라가 갖고 있는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길 바라고 있는데 현재로선 여의치 않다”며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고 사무총장이 할 역할이 많기 때문에 총장께서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김 장관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앞으로 남북한이 협력하여 상생.공영함으로써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기여함은 물론 남북한 국민 모두에게 이익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임을 반 총장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 총장은 “북핵문제의 진전을 평가하고, 남북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였으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가능한 역할을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박인국 주 유엔 대사와 김원수 유엔 사무총장 특보, 통일부의 김천식 통일정책국장과 김정수 인도협력국장, 외교부의 오 준 다자외교조약실장과 송영완 국제기구정책관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