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김정일에 친서 전달하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9일 방북하는 자신의 특사인 린 파스코 정무담당 사무차장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친서 또는 메시지를 전달할 지, 한다면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3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했다 나오면서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스코 특사가 반 총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질문에 잠시 답변을 주저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구체적인 언급도 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평소 반 총장의 스타일로 미뤄볼때 이는 `긍정’에 가까운 제스처로 해석됐다.


유엔 주변에서는 한국인 출신 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무엇보다 중요시 하는 반 총장이 특사를 파견하면서 빈 손으로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파스코 사무차장은 반 총장이 취임 직후 영입한 미국의 베테랑 외교관으로 반 총장의 모든 정치.외교 현안을 총괄 보좌하는 인물이고, 파스코 특사와 동행하는 김원수 총장 특보는 반 총장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이들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직.간접적인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철회를 6자회담 등의 전제조건으로 선언한 이후 파스코 특사가 방북하는 데다, 반 총장이 특사 일행의 방북 이슈에 대해 “북핵을 포함한 유엔과 북한간 포괄적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직접 밝힌 점 등으로 미뤄 메시지가 있다면 북핵에 대한 언급이 당연히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엔의 한 핵심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친서가 있는 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러나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유엔 사무국은 안보리 회원국이나 6자회담 당사국들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친서의 형태건, 특사를 통한 메시지의 형태건 북한측에 전달하려는 내용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적극 참여하고 협조해 달라는 원론적 입장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의 제재 철회 등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반 총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심지어 지난해 7월 말 유엔 기자회견에서는 북측이 북.미 대화를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필요하다면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일본.한국 등은 양자 대화보다 6자회담으로의 복귀가 우선이라며 북한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유엔 관계자는 당시 반 총장의 언급에 대해 “현재의 한반도 긴장상황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형태의 대화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언급이며, 전적으로 대화에 방점이 찍힌 것”이라면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반 총장은 이번 특사의 방북을 통해서도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핵없는 세상에 대한 유엔의 의지를 재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파스코 특사 일행은 방북에 앞서 6일부터 8일까지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4일 저녁(현지시간) 뉴욕을 출발했다.


파스코 특사는 방한기간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는데 이어 천영우 제2차관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해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관련 이슈와 한.EU(유럽연합)간 협력관계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일행은 방한을 마친 뒤 8일 중국으로 들어가 외교 당국자들을 만난 뒤 9일 항공편으로 평양에 들어간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