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對美관계 개선에 개도국.비동맹 반발 역풍”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의 정치권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고 있으나 그 반작용으로 유엔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개발도상국과 비동맹권으로부터 의심과 반발을 사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4일 전했다.

반 총장은 지난달 취임 후 첫 워싱턴 공식 방문에서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국제위기 대응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직접 전화를 걸어도 좋다는 초대를 받음으로써 이라크전 등을 둘러싼 유엔과 미국간 대결시대에 종지부가 찍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조셉 바이든(민주) 상원 외교위원장은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 사용에 제한을 뒀던 것을 해제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고, 국무부는 유엔 본부 개보수 자금으로 앞으로 5년간 매년 7천만달러 이상을 내기로 했다.

반 총장을 워싱턴 정가에 소개하는 성대한 연회와 조찬을 주최하기도 했던 톰 랜토스 하원 외무위원장은 “모두들 반 총장의 성공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사무총장과 워싱턴간 관계가 호전되는 대가로 개도국들은 “전 한국 외교장관(반 총장)의 유엔 개혁 방향이 미국의 이익과 다른 부유한 회원국들의 바람을 따르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면서 반 총장의 유엔 관료층 재편 시도에 첫 단계부터 돌벽을 쌓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개도국 모임인 ’77그룹’ 의장인 무니르 아크람 유엔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미국이 워낙 초강대국이어서 무슨 일을 하든 늘 의심을 사게 돼 있다”고 말했다.

개도국들은 유엔 정무국 담당 사무차장에 미국 출신이 임명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후 정무국의 권한을 확대한다는 반 총장의 제안에 격렬하게 반대, 무산시켰다.

유엔 평화유지국을 확대하고 군축국을 줄인다는 반 총장의 개혁안엔 쿠바가 의장인 비동맹운동 그룹이 반대하고 있다. 강대국의 핵군비를 우려하는 약소국들 사이에선 군축국이 특히 인기있다는 것이다.

아크람 대사는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개혁이나 재편을 가능한 빨리 하고 싶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유엔 총회란 게 원래 결정을 빨리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보좌역을 지낸 마이클 도일 예일대 객원교수는 “반 총장이 의도했던 안했든 미국보다는 비동맹권에 아픈 개혁 과제들을 건드리고 있다”며 “그가 워싱턴에 인기없는 개혁도 같은 열정을 갖고 추진할 용의가 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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