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북.미 대화 지지’ 언급 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현지시각)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직접 대화를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잇단 로켓 발사,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북한을 보는 국제사회의 눈총은 어느 때보다 따갑고, 북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명시된 대북 제재가 구체적 이행 단계로 접어든 시점에서 반 총장의 언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측이 6자회담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은 양자 회담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반 총장이 북미 대화를 지지하고 나서 그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왕설래되고 있다.

반 총장의 핵심 측근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형태의 대화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언급이며, 전적으로 대화에 방점이 찍힌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반 총장은 북한을 제외한 국제사회가 지지하고 있는 대화의 틀인 6자 회담에 대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점을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6자회담이 작동하지 않고 있고, 북한 당국자들이 모든 대화의 창구를 닫아걸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미국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나온 것은 “고무적”이라는 것이 반 총장의 상황 인식이다.

반 총장이 북.미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대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국무부 이언 켈리 대변인은 지난 27일 북한의 양자대화 희망과 관련, “우리는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개방적이지만 그것은 6자회담과 다자회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면서 6자회담 재개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NBC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의무사항 이행 없이 그들과의 만남 약속만으로 북한에 보상하지 않겠다고 말해 사실상 양자 대화 요구를 거부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측의 요구는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다뤄가면서 시간을 벌어 대북 압박 수위를 낮춰 가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며 현 시점에서의 북미 양자 대화에는 부정적 뉘앙스를 비쳤다.

반 총장이 한국과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그가 북미 대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유엔의 한 고위 외교관은 “그의 직책이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의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반 총장은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것을 포함해 무슨 일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고조되는 것을 막고,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 하에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별 국가의 입장을 떠나 원칙적 언급을 한 것이며, 6자 회담이 대화의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점에는 반 총장도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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