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남북관계 역할’ 언급 눈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개월 이상 당국간 대화가 중단된 남북관계의 정상화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방한 중인 반 총장은 6일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의 조찬회동에서 한국 정부와 협의 하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면서 측면에서 지원하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언급했다.

김 장관도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서 반 총장이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반 총장이 할 수 있을 `역할’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방북이다. 남북 당국자간의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방북,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중재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유엔 사무총장 중 반 총장의 바로 전임인 코피 아난 총장의 경우 수차례 가능성을 타진했음에도 불구, 결국 총장 재임 중 평양을 밟아보지 못했지만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 1993년 부트로스 갈리 총장이 각각 방북한 적이 있었다. 특히 부트로스 갈리 총장의 경우 제1차 북핵 위기 국면에서 북.미간 협상이 진행중이던 1993년 12월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현재 반 총장의 방북을 위한 주변 여건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 행정부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결정 직후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대외적으로 문을 일부나마 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일반적 언급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북측은 주 유엔 대사가 뉴욕에서 반 총장을 예방하는 자리 등에서 `적절한 계기에 북한을 방문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반 총장은 4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방북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당장 북한의 요청이 있다든지, 사태진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긍정적인 톤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위 외교관 신분인 반 총장의 방북은 남북 양자 관계의 정상화를 돕는 차원에서 보다는 국제적 안보 이슈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프로세스를 측면 지원하는 맥락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런 만큼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되려면 현재 오랜 정체기를 거쳐 간신히 진전의 동력이 마련된 6자회담의 향후 진행 과정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역할을 할 공간이 생겼을 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반 총장이 당장 방북하는 것보다는 유엔 대북 특사 임명,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독려 등 방법으로 북한 문제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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