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유엔 사무총장 지명자 모두발언·일문일답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 지명자는 9일 오후 11시 30분께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3층 국제회의실에서 유엔 안보리의 사무총장 지명사실을 전하고 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모두 발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외신 언론인 여러분,

뉴욕 시간으로 조금 전인 10월 9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간 오늘 저녁 10시 30분에 유엔 안보리는 저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총회에 공식 추천하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제게 깊은 신뢰와 지지를 보여준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총회 임명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국제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최종 선출될 경우 제 3대 우탄트 사무총장(1961-71) 이후 36년 만에 아시아에서 사무총장을 수임하게 되는 것입니다. 유엔 지역그룹 중 가장 많은 회원국과 인구를 가진 아시아는 지난 수십년 동안 국제평화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간 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에서 수임해야 한다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지가 있었는 바, 이는 국제무대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위상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발전을 이룩해 온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정부수립 과정과 전쟁을 거치면서 유엔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유엔에 대해 매우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국가적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분쟁해결, 개도국의 개발지원, 세계적인 인권 및 민주주의 신장 등에 있어 기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안보리가 본인을 사무총장 후보로 결정해 준 것은 저에 대한 신뢰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량과 경험에 대한 기대도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일 안보리 결정은 본인 개인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에게도 큰 영광인 동시에 막중한 책임을 의미합니다. 21세기의 다양하고 복잡한 범세계적 도전은 어느 일개 국가의 힘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런만큼 보편적 다자기구로서 범세계적 도전을 효과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유엔의 임무는 막중합니다.

그러나 그간 유엔의 기능이 효율성, 투명성 및 책임성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을 보다 효율적이고 책임감있는 조직으로 만들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저는 유엔의 권능과 역할에 대해 깊은 애정과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 화합과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회원국들과 사무국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사무총장의 역량과 헌신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유엔이 추구하는 3대 이상인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 개발 및 인권보호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합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이러한 본인의 의지를 신뢰해 줄 것으로 믿으며 총회에서 본인이 사무총장으로 최종 임명될 수 있도록 모든 회원국들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영광되고 기뻐야 할 순간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제사회의 일치된 경고를 무시하고 감행된 북한의 핵실험 때문입니다.

북한의 이번 행위는 작년 9월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의무를 저버리고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도발적 행위일 뿐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무효화시키는 것으로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중대한 위협입니다.

우리 정부는 금일 정부 성명 및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엄중하고 단호한 입장 하에 북핵 불용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면서 관련국 및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하에 북한이 모든 핵무기 및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외교장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유엔 사무총장 후보 지명자로서 금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앞으로 사무총장에 임명된다면 유엔 회원국들의 협조와 사무총장에게 주어진 유엔 헌장 상의 책무를 바탕으로 북핵문제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문제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유엔 회원국들의 각별한 협조와 지도를 당부드립니다.

◇일문일답.

–유엔 개혁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데 차기 사무총장으로서의 복안과 계획은.

▲유엔은 탄생 60년이 넘었다. 현재 유엔이 당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는 21세기의 도전이다. 유엔이 어떻게 이러한 과제를 더 유효하게 효과적으로 처리해 나갈 수 있느냐가 문제다. 따라서 유엔이 이러한 과제 수행에 필요한 조직과 인원 등 모든 행동 면에 있어 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지난 37년간 외교관으로서 공직 생활을 하며 얻은 여러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유엔이 좀 더 적실성 있고 효과적인 새로운 기구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유엔 사무국의 기능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 사무국 및 회원국 내에 있는 불신을 조화롭게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각 기관간 중첩된 업무는 최대한도로 해소하겠다. 유엔이 약속한 것은 실천한다는 모습을 보이겠다.

모든 면에 있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솔선 수범(lead by example)하고 모든 불신 및 다른 의견들을 조화롭게 이끄는 하모나이저(harmonizer), 다리는 놓는 사람( bridge builder)인 사무총장이 돼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더 자세한 내용은 수락 연설을 할 경우에 말씀을 드리겠다.

–북한 핵 위기가 현안인데 차기 사무총장으로서 어떠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과 관련해 국제평화에 위협을 주는 문제가 북한과 이란 문제다. 그리고 이 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인 틀(framework)이 있다. 북한 문제는 6자회담, 이란은 유럽연합(EU) 3개국과 안보리 3개국을 포함한 EU+3가 있다.

사무총장으로서는 이러한 기존의 해결 매커니즘이 최대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추진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상황의 진전에 따라서는 사무총장의 역할이 필요할 경우도 있다고 본다. 그러한 경우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사무총장에게 주어진 권한과 권능, 책무 범위 내에서 필요한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취할 생각이다.

그러나 정식 임명 절차가 끝나지 않았고 취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엔 회원국들과 협조하기로 최대한도로 노력하겠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차기 사무총장으로서 첫 번째 도전일텐데 아직은 외교부 장관의 미션이 남아 있다. 태스크포스를 꾸민다는데 외교부 차원의 대응은 무엇인지. 추가 실험은 없는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즉시 외교부는 유명환 1차관을 반장으로, 외교부 직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저도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오늘 세 차례에 걸쳐 전화로 협의했다.

첫 번째에는 라이스 장관과 단독으로 두 번째로는 한-미-일 3국 외교 장관간, 그리고 세 번째로는 6자회담 참여국인 5개 나라 외교부 장관간 전화회의를 통해 많은 협의를 했다.

이 태스크포스와 더불어 외교부 간부들이 관련국 대사들과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사태의 진전 상황을 잘 지켜보겠다. 안보리가 이 시각 현재 북핵문제에 대해 협의를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사국들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

추가적 핵실험 가능성 여부에 대해 말씀드릴 정보는 없다. 우리 정부는 핵실험에 따른 과학적 분석,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관련국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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