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외교 `日과거사·북핵’ 일문일답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전날 일본 과거사 발언과 북핵문제 등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반 장관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 모두발언 노 대통령이 한일관계가 그 간 법적.정치적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뤄왔고 평가했다. 양국이 동북아의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으로 가기 위해 진정한 화해가 필요하고 화해는 일본이 인류사의 보편 윤리와 이웃간 신뢰 문제라는 인식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양국이 진정한 의미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해 일본 스스로 더욱 성의있는 자세와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북핵관련, 6자회담 조속재개 위한 참가국간 다각적 외교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한미일 3자협의를 했고, 이 결과를 기반으로 6자회담의 조속 재개를 위한 중국과의 협의 방안을 집중 모색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를 했고,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오늘 방한한다.

송민순 차관보도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6자회담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셰예프 외교부 차관과 만나는 일정을 협의 중이다.

3월 하순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한국 등 동북아 방문을 구상 중이다. 우리 정부는 다양한 적극적인 외교노력을 통해 회담 조기재개는 물론 회담 과정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가능하도록 응분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대통령 일본관련 발언 이후의 후속조치는. 외교장관의 3월중순 방일은 예정대로 진행되는가.

▲대통령의 한일관계 관련 중요한 발언에 따라 우리가 일본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협의할 것인지 대해 실무적으로 잘 챙기겠다.

본인의 일본 방문은 아직 일정을 협의 중이다.

–지금까지 우리정부가 한일협정 재협상을 검토한 적 있느냐.

▲한일협정은 지난 40년간 한일관계의 여러 면에서 기본틀을 제공해 왔고 협정에 따라 많은 협력관계가 진행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점에 비춰 한일협정 그 자체를 재협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다만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한일관계에 관해 과거사를 규명한다는 차원에서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협의할 게 있는 지 외교당국간에 세밀히 검토해 협의해 나갈 것이다.

–사과와 배상을 일본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 있나

▲배상과 관련해서는 과거사 청산 과정에서 희생자 및 유족의 고통과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 일본이 인류사의 보편적인 윤리와 책임의식을 갖고 보다 성의있는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일본정부는 국가차원에서 분명히 사과했다. 부족한가.

▲과거 수차례 일본측의 공식 선언과 사과가 있었다.

그러한 중요한 선언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그간 일본의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아직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없다는 인식이 불식되지 않은게 사실이다. 이를 감안해서 거듭 일본측의 사과와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 국민이 볼 때 한국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 바뀔 때 마다 사과하라고 하는데, 이것이 정상적인 외교인가.

▲그것과는 무관하다. 과거사 사과는 일본 정부와 국민이 한국국민과 정부에 대해 진솔하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화해의 뜻을 실천적으로 하는게 필요한데 그간 주로 일본 정치인들이 한국민 감정 등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은 발언을 해 한일간에 불필요한 여러 긴장을 고조시켰고, 우리 국민이 과연 일본의 국민과 정부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느냐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과가 외교문서 형식으로 필요하나.

▲일본정부에서 판단해서 할 일이다.

–대통령의 일본 납치문제 언급은 일본의 대북 강경입장에 대한 비판인가. 또 북핵문제에 영향을 주는 것인가.

▲노 대통령은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이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로 치유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음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일본측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한 것이다.

–“배상해야 할 것 있으면 해야 한다”는 노 대통령 언급이 원폭피해자와 종군위안부 등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가.

▲배상의 의미에 대해 광의의 포괄적 의미로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

–라이스 장관의 방한 일정과 의제는.

▲관련국들이 현재 미 정부와 협의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구체일정은 미 정부에서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라이스 장관의 동북아 방문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진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다.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협의가 집중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의 회담복귀에 대한 기한이 있나. 한 당국자는 얼마전 일정한 선이 그어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북한이 지체없이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해 왔고 오늘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어떤 시한을 설정한 것은 아니다.

북한은 조속한 시일내에 회담장에 복귀하는 게 국제사회의 여망에도 부응하고 한반도 평화안정과 남북협력 관계 등에도 바람직하다. 전략적 결단을 촉구한다.

–북한에 전달될 여타국의 입장에는 북한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것이 포함되나.

▲지금까지 북한은 동등한 파트너로서 회담에 참여해 왔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도 회담틀에서 미북 직접 대화를 기대한다고 말한 점에 미뤄 북한의 우려나 요구 사항은 그 틀 범위내에서 잘 수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회담복귀 조건에 대해 서로 평행선이다. 다른 복안이 있나.

▲북한이 말하는 조건충족이라는 것이 사전 전제조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도 일종의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북한의 회담 조속 복귀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제까지 외교노력을 경주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요구사항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북 메시지를 우다웨이 부부장에게 전달하나.

▲구체적인 메시지보다는, 여러 측면을 검토하고 3자협의 결과를 협의하는 한편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이후의 관련국간 외교노력을 분석하면서 어떤 방법으로 우리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고 분위기를 조성할 것인 지에 대해 포괄 협의할 것이다.

–한미일 3자협의 결과인 북한의 회담복귀와 관련, 한국정부는 ‘무조건’이라는 설명이 없었다.

▲한미일간에 입장차는 없었다. 단어상 토의과정에서 여러가지 뉘앙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이 지체없이 회담에 조속 복귀해야 한다는데 완전 합의가 있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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