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외교-카다피 면담 `007작전’ 방불

리비아를 공식 방문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카다피 국가원수 면담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알제리와 탄자니아, 케냐에 이어, 반 장관이 25일 오후 3시께(현지 시간) 아프리카 순방 마지막 목적지인 리비아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모든 게 오리무중이었다.

주리비아 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카다피 국가원수를 만나게 되느냐. 만나면 언제가 되느냐’고 묻자 “현재 면담 성사 가능성은 65% 정도다. 된다면 26일 오후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반 장관은 숙소인 알-마하리 호텔에 여장을 푼 뒤, 오후 5시30분 부터 호텔 2층에서 현지 교민 및 지.상사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반 장관이 면담 가능성을 통보 받은 시각은 오후 6시께가 되어서 였다.

당시 리비아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카다피 국가원수가 오늘 저녁 만찬에 리비아를 공식 방문중인 세르비아와 라이베리아 대통령들과 반 장관을 초청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오후 7시 30분에 호텔에서 출발한다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어디서 만찬이 열리는 지 모든 것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반 장관과 수행원, 그리고 동행 취재진을 태운 차량행렬은 오후 7시 30분 정각 호텔을 떠나 17분 가량 달려 시내 지도자 거소인 바브 아지지아로 들어갔다.

바브 아지지아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곳곳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주리비아 대사관 관계자는 “리비아측이 직전까지도 언제. 어디서 면담이 있는 지를 확인해 주지 않는 것은 아마 경호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비아측은 반 장관 일행의 휴대전화를 호텔에 맡겨 두고 떠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을 경우 위성추적이 가능한 점을 리비아측이 우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반 장관 일행은 곧바로 바브 아지지아내 대형 연회장에 들어가 지정된 자리에 앉자마자 리비아 지도자인 카다피 국가원수가 모습을 드러내 직사각형의 헤드 테이블의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그 좌우에 세르비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자리잡았다.

세르비아, 라이베리아 대표단과 반 장관 일행, 그리고 리비아내 유명 인사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리비아 전통 춤과 음악 공연이 이어졌다.

연회가 한참 진행되고 있던 오후 8시 45분께 카다피 원수가 아무런 예고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일순간 연회장에는 파장 분위기가 연출됐고 이 때까지만 해도 반 장관의 카다피 원수 면담은 무산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갑자기 리비아측으로부터 “잠깐 대기하라”는 언질이 주어졌고 곧 이어 반 장관과 김중재 주리비아 대사, 손세주 아중동국장 3명만이 연회장 부근의 지도자 집무실내 접견실로 안내됐고 마침내 반 장관과 카다피 원수간 면담이 성사됐다.

1980년 수교이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반 장관이 리비아를 공식 방문했고 정부 고위인사로서 처음 이뤄진 카다피 원수와의 면담은 이렇게 007작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순식간에 이뤄졌다./트리폴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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