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탈북자 한국행 ‘고속’, 미국행 ‘정체’

태국으로 밀입국한 탈북자 가운데 한국행은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국행을 원할 경우 1년 넘게 정체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탈북자 소식통은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은 태국 이민국에서 출국허가를 쉽게 내줘 현재 이민국수용소에 대기 중인 인원은 여성 40여명, 남성 10여명 등 50명선에 불과한 반면 미국행은 1년 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미국행을 요구하는 탈북자들의 단식농성 사태도 한국행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행 탈북자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한때 400명을 웃돌아 이민국에 수용되어 있는 탈북자들이 수용소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300㎡ 크기의 이민국 시설에 ㎡당 1명꼴인 300여명을 수용, 탈북자들이 운신하기도 힘들 지경이었으며 탈북자끼리 자릿세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노력으로 출국 인원이 주당 30명에서 순차적으로 늘어 지난 2월말부터 75명에 이르면서 탈북자들의 한국행 ‘지체 현상’이 신속하게 해결됐다.

소식통은 “한달 100명 정도의 탈북자들이 꾸준히 태국으로 밀입국하고 있으나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이 신속히 빠져나가면서 탈북자들의 대기 기간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은 작년 2월에 일부가 태국을 빠져나간 이래 1년 넘게 미국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을 근거로 2006년 5월 태국으로 밀입국한 탈북자 6명을 시작으로 제3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행을 원하는 태국 내 탈북자는 80여명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중 남성 9명과 여성 7명 등 16명은 이민국수용소에, 나머지는 인권기구의 보호 아래 호텔 등지에 분산 수용되어 있다.

이들 탈북자 가운데 일부는 조속한 미국행을 촉구하며 지난 10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으며 “단식을 풀어야 면담해주겠다”는 미 관계자의 말에 따라 17일 저녁부터 농성을 해제했다.

이들의 농성이 시작되자 방콕 시내 병원에서 폐암 치료를 받던 이모(36)씨와 남편, 아들(11) 등 3명은 다른 탈북자와 달리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난 14일 미국으로 조기에 출국할 수 있었다.

탈북자 소식통은 “태국 정부는 한국행에 비해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에 대해 부담을 느껴 쉽게 출국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미국행을 원했다가 장기간 대기상태에 머물자 한국행으로 바꾼 탈북자도 여러 명이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1951년 체결된 ‘난민지위에 관한 유엔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탈북자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불법 입국자로 간주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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