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탈북자 강제연행 왜 잦나

태국이 탈북자들의 제 3국행을 위한 중간거점으로 급부상하면서 태국 경찰에 의해 이민국으로 연행되는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태국 내 비정부기구(NGO)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태국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이 메콩강 등지를 거쳐 밀입국한 뒤 제 3국 행을 위한 중간거점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라오스-중국 접경지대는 밀림지대로 국경수비가 허술해 탈북자들이 밀입국에 용이하고 탈북자에 대해 태국정부가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태국 경찰의 탈북자 연행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 8월 22일 태국 경찰은 한인교회가 탈북자들을 위해 임대한 주택을 급습, 175명을 전격 연행했으며 지난 20일에도 탈북자들이 숨어있던 아파트를 수색해 10명을 연행한 뒤 4일 만인 24일 또다시 86명을 연행해 이민국에 넘겼다.

태국 현지의 한 소식통은 “중국당국이 최근 들어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자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국가를 경유하는 탈북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관련국들이 탈북자 사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경찰의 탈북자 연행 사태도 이같은 변화에 따라 탈북자의 태국내 밀입국 시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태국정부는 그동안 탈북자들의 밀입국 사실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지 않고 묵인 또는 용인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탈북자 연행 직후 나온 수왓 툼롱시스쿨 태국 이민국 국장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 크다. 그는 당시 교도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10만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근 국가를 거쳐 태국으로 입국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수왓 국장의 발언으로 미루어 태국 정부는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대거 밀입국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사전조치로 탈북자들을 연행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주태국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태국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대한 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탈북자 상황에 정통한 익명의 한 교포는 “탈북자에 관해 한국과 태국은 기본적으로 합의된 사항이 있지만 일선 경찰서에서는 혼선이 빚어져 태국 정부의 방침과는 달리 이들을 연행하는 사태가 종종 빚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은 1951년 체결된 ‘난민지위에 관한 유엔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탈북자의 난민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불법입국자로 간주하고 있다. 태국 현행법상 불법입국자는 6천 바트(약 15만원)의 벌금을 물거나 그 벌금액수에 해당하는 기일(30일)만큼 구류처분을 받은 뒤 추방절차를 밟게 된다.

수백명으로 추산되는 태국 내 밀입국 탈북자들은 그동안 이같은 절차를 밟거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대부분 한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방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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