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이민국 수용 탈북자 죄수보다 못한 생활”

태국 이민국에 수용되어 있는 탈북자들이 기본적인 생활용품도 지급받지 못하고 면회도 엄격히 제한된 채 죄수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비정부기구(NGO) 관계자가 밝혔다.

아시아태평양인권협회 유천종 회장(미주 반석교회 목사)은 24일 “태국 이민국에 수용되어 있는 탈북자들이 교도소 감방과 같은 열악한 수용시설에서 친.인척 이외의 면회는 금지당한 채 죄수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22일 태국 방콕을 방문, 탈북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탈북자 면회를 요청했으나 태국 정부에 의해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탈북자들은 이미 불법입국죄로 처벌을 받은 뒤 제 3국행을 위해 이민국에 일시 수용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을 돕기 위한 종교나 인권단체의 면회를 태국 당국이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 여성과 동거하다 자녀까지 둔 한 조선족 남성은 최근 아내를 만나러 왔으나 결혼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면회를 거부당하는 등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친.인척임을 증명할 서류가 빈약해 사실상 면회가 금지된 것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라고 유 회장은 전했다.

불법입국자들은 방콕시내 중심가인 ‘사톤’ 거리의 이민국 수용소로 보내진다. 이민국의 사무실 뒤편에는 좌우측에 2개의 수용시설이 있으며, 좌측은 남자동 우측은 여자동으로 쓰이고 있다.

수용시설의 최대 수용 인원은 남녀 각각 1천명씩 총 2천명 수준으로 탈북자를 비롯해 미얀마, 라오스인들이 수용되어 있다. 이곳은 화장실과 샤워실이 부족하고, 1인당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비좁아 교도소 시설보다 못한 처지다.

수용소 11호실의 경우 30~40평 크기로 평균 100~110명이 수용되어 있으며, 한때는 220명을 수용해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이 이민국 수용시설에는 현재 150~160명의 탈북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치약, 칫솔, 비누 등 기본적인 생활용품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의료혜택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한 종교단체 회원은 “제 3국, 주로 한국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 덕분에 탈북자들이 열악한 시설 환경 속에서도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태국 당국은 탈북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하며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NGO와 언론에 수용시설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민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태국은 탈북자들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불법입국자로 간주, 재판에 회부해 6천 바트(약 15만원)의 벌금형에 처하거나 그 벌금 액수에 해당하는 기일(30일)만큼 구류처분을 내린 뒤 추방절차를 밟고 있다.

올들어 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 수는 500명이 넘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 이상 불어났으며, 이들 대부분은 한국행을 택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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