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전문가 4인이 본 전교조·강기갑 판결

최근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법원의 판결들은 법심(法心)이 아닌 법관 개인의 양심(陽心)에 따른 결과라는 법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용산, 강기갑 의원, 전교조 시국선언, PD 수첩에 관한 사법부 판단 어떻게 볼 것인가’는 주제의 세미나 참석자들은 “우리 헌법 103조에 따르면 ‘법관은 헌법과 법률, 양심에 기초로 판결을 내린다’라고 돼있는데 여기서 양심이라는 것은 법에 기초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사진)는 전교조 시국선언 관련 판결에 대해 “한 법원에서는 유죄가, 다른 법원에서는 무죄가 선고돼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이것이 사법부의 신뢰를 흔들고 국민 불신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원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자는 판결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정치적 성격을 띠는 교원은 어린이들에게 편향적인 사고를 심어주고 일방적인 시각을 씌워줄 수 있기 때문에 교원노조법에 있어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헌법 제37조에 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제한을 받는다”라며 “기본적 권리 외에 국민으로서 가지는 권리와 책임과 의무를 고려하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와 관련, 장용근 홍익대 법대 교수는 “재판부는 재정신청 수사기록은 열람등사를 금지하도록 규정(형소법 262조의2)하고 있음에도 재정신청 당사자도 아닌 구속피고인들의 변호인에게 공개하도록 했다”며 재판부의 실수에 대해 지적했다.


형소법 266조의4 제2항과 5항을 보면 열람과 등사를 허가하는 것에 대해 재판부는 그것을 명할 권한이 있고 결정할 권한은 검사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


장 교수는 특히 “검찰은 과거 무리한 수사와 고문, 부당한 기소 등의 권력남용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고, 법원은 판사라는 최고의 신분이라는 자부심과 국민의 상식과 멀어진 판단을 해왔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며 법·검 양측에 일침을 가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무죄 판결은 결론을 예단하고 판결을 짜 맞춘 흔적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 이유로 “강 대표가 거칠게 항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강변하듯 당시의 정황을 당해(그) 사건과 직접관련이 없는 부분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판결문에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이루어져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며 “목적을 위해서 폭력이 정당화 된다거나 극도로 흥분된 상태에서는 폭력을 행사해도 범죄가 되지 않는 다는 등의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재교 변호사는 “PD수첩의 판결에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무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고 봤다”고 소회하면서도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은 분명한 허위보도”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PD수첩의 동영상은 처음부터 광우병 의심소를 찍은 것이 아니고, 광우병으로 의심받는 소도 아니다”며 “그런데 피디수첩은 그 동영상 속의 소들이 광우병 의심소인 것처럼 시청자들에게 오도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문성관 판사가 ‘그 동영상 속의 소들 중 광우병에 걸린 소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니 허위보도가 아니다’라고 말한 부분은 엉뚱한 논리를 적용해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전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강간범죄가 심각하다고 보도하면서 20명의 무작위의 재소자들을 보여준 뒤 아나운서가 ‘이 강간범들’이라고 표현했다면 시청자들은 모두가 강간범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 변호사는 부연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피디수첩이나 강기갑 대표 판결이 2심에서 번복돼 유죄가 나올 경우 재판의 결과는 정상화됐다고 볼 수있지만 사회의 갈등은 다른 곳에서 피어날 것”이라며 “1심 판결을 반겼던 사람들은 2심 법원이 정부나 여론의 압력을 받아 유죄를 선고했다고 믿는 경향이 매우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모두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현재 사법부는 너무 성역화 돼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참석자들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판결해야하고, 주관적 양심이 아닌 법의 입각한 양심으로 판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보수단체들이 담당판사 집앞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대법원장에게 계란 등을 던지는 행위는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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