汎우파는 ‘우파 무중력 상태’ 벗어나야 한다

시국의 대치선이 잘못된 모습으로 설치되고 있다.

1980년대까지는 민주냐, 反민주냐, 그 후로는 김대중-노무현이냐, 그에 대한 안티(anti)냐로 대치선이 설치됐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는 그래서 당연히 업그레이드 된 보수냐, 업그레이드 된 진보냐로 갈라졌어야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汎좌파의 헤게모니는 다시 김대중-노무현 쪽으로 ‘빠꾸’하고 있다. 그리고 우파 진영은 ‘마음 둘 곳을 잃은 무중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式 ‘진보’는 좌파를 위해서도 극복돼야 할 포퓰리즘이지, 선진적 ‘진보’가 아니다. 그들은 단지 또 하나의 ‘낡은 기득권’이자 3류 선동주의일 뿐, 지성적 ‘진보’가 아니다.

그럼에도 굳이 그 쪽으로 역류하겠다면 제 3자가 어떻게 막을 방도는 없다. “어디 한 번 해 보시지들 그래…” 할 수밖에.

문제는 우파 역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난감한 상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문화적 헤게모니와 권력적 헤게모니를 동시에 상실해 가고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오늘의 시국은 김대중-노무현 式 ‘3류 민중주의’ 對 ‘방향감각을 잃은 우파’의 대립이라는 퇴보적인 구도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결코 이대로 나갈 수 없는 추세다.

이래서 제안하고 싶다. 汎좌파야 여하튼, 汎우파가 다시 참신한 시대적, 국면적 담론(談論)을 창출해서 오늘의 ‘우파의 무중력 상태’를 벗어나야 하겠다는 것, 그것을 위해 ‘계몽된 보수’와 ‘자유주의적 지성’임을 자임하는 지식인들의 ‘공론의 場(public sphere)’을 형성하자는 것이다.

무슨 단체 같은 것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또는 ‘오피니언 징후군’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오늘의 시국을 오도하고 있는 ‘김대중-노무현 式 민중주의냐, 그에 대한 즉자적(卽自的)인 반작용이냐’의 답답한 구도를 탈피하는 일대 ‘브레이크 스루 (breakthrough)’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명박 정부에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공백을 김대중-노무현 복고풍(復古風)에 내줄 수는 더욱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