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害에도 軍시찰 김정은…”민생보다 사기진작”

최근 북한 김정은이 최전방 군부대를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집중호우에 이은 태풍의 영향으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평양을 비우고 군부대 시찰에 주력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의 전방부대 방문은 지난 17일 연평도 인근의 서부전선 최남단 장재도·무도 방어대에 이어 동부전선에서 여성 해안포중대인 ‘감나무 중대'(24일), 제313대연합부대 지휘부(28일), 제318부대(29일) 등 최근 12일간 4차례다.


여기에 지난 7일 김정은이 제552군부대 관하 군분대와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부대를 찾았던 것까지 감안하면 그의 지방 군부대 시찰은 20일 이상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평양으로 복귀하지 않고 계속 지방에 체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매체들도 ‘또다시 전선시찰의 길에 오르시는’ 등의 표현으로 김정은의 전방 시찰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매체에 노출된 행보를 볼 때 김정은이 최근 평양의 공개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 2일 방북 중이던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한 것이 마지막인 것으로 분석된다.


‘민생’을 강조했던 김정은이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시점에 평양을 비우고 군시찰에 나선 것이다. 표면적으로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한 대응성격이지만, 결국 앞으로도 군을 중심으로 체제유지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경제난 등의 여파로 사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군을 달래면서 체제결속에 나선 것”이라며 “결국 민생보다는 체제유지가 우선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군 통수권자로서의 위상과 이미지를 부각하고 체제결속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부터 교양문건을 통해 ‘군사분야의 귀재’ 등으로 선동했다.  


실제 김정은은 군부대를 장기시찰하면서 작전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겨냥한 대남 강경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 매체들도 이에 편승해 관련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김정은에 대한 찬양가인 ‘불타는 소원’을 소개하면서 ‘이 한밤도 먼 길 가실 원수님 생각하며’ 등의 가사로, 27일에는 ‘그이는 최전선에 계신다’는 글을 통해 김정은의 전방부대 시찰은 “조국통일을 앞당겨오는 승리의 진군길”이라고 주장, 김정은의 행보를 우상화했다.


초강력 태풍이 ‘볼라벤’이 북측 지역에 상륙한 28일에도 “김정은 원수님께서 세찬 폭우를 헤치시며 군부대에 도착했다”, “억수로 내리는 비에 야전복이 젖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으시는 최고사령관 동지” 등의 표현을 써가며 그의 업적을 찬양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군에 대한 사기를 진작시키면서, UFG연습에 맞설 수 있다는 ‘기 싸움’ 차원의 행보”라며 “군 시찰에서 전략문제를 거론하고, 직접 결사항전의 태도를 주문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UFG연습에 대응해 김정은의 영군(領軍) 능력을 과시하려는 행보”라면서 “군의 사기진작과 공포분위기 조성으로 대내 민심악화를 막고, 대남 도발을 위한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선동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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