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경찰청장 되겠다고 마피아에 손 내미는 격

민주당이 야권대통합을 위해 ‘야4당 통합특위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진보정당 진영의 반응은 차갑다. 민주당은 이른바 연합정당(빅텐트론) 방식이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파등록제’로 한 개의 정당으로 통합하되 정책과 노선에 따라 정파를 두자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해 한 지붕 아래 네 가족(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국참당)이 모여 ‘한 이불을 덮자’는 건데, 이에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일시 동거'(선거연합)는 괜찮지만 ‘결혼'(통합)까지는 내켜하지 않고 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11일 “아직 국민참여당과 민주당 사이에는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대화를 나눈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해 민주당 제의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참여당은 전날 중앙위원회를 열어 재적 214명 중 197명의 찬성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의했다. 한동안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의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작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국참당 역시 신자유주의에 가장 앞장섰던 노무현 정부의 아류라는 판단이다. 조 대표는 참여당에 대해 “조직적 성찰의 개념도 이해 못하는 세력”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야권대통합이든, 진보정당 창당이든 각자가 자기 이권을 놓고 상대의 진의(眞意)를 의심하는 꼴로 아전인수식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통합 방식을 놓고 각 정당들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야권통합이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통합논의 과정에서 개별 사안을 두고도 각 당의 셈법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와 심한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내홍을 겪다 결국 영광스런(?) 상처만을 갖고 없었던 일로 다시 제자리 걸음을 할가능성까지 엿보인다. 


민주당은 ‘빅텐트론’으로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야권대통합 논의가 이뤄지면 진보진영에서 가장 큰 당으로서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또 대통합 논의가 결렬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노력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은 8월 말 경에 최종 결정된다. 국참당은 ‘진보정당’ 건설에 참여하겠다며 두 당 논의에 끼어들었다. 이런 와중에 섣불리 민주당 제의를 수용할 경우, 당 내 반발은 물론 민주당에 흡수된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확실한 ‘지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바로 ‘통합’이 아닌 ‘선거연합’을 주장하는 이유다. 결국 야권대통합은 각 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얼마만큼 ‘지분’을 확보하느냐의 문제가 핵심이다. 


이러한 야권 통합 및 연대 추진에 대해 선거만을 위한 일곱 색깔 무지개 연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 “여러 혈액형을 섞자는 거냐”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정치적 불공정거래행위다” “선거 담합행위다”라는 자조적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당이 정권획득을 목적으로 통합이나 연대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선거 승리를 위해 중도정당이 좌파정당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지분이 크다는 이유로 친북정당까지 한 무리에 묶어 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의 3대세습에 ‘노코멘트’라고 말해 사실상 권력세습을 인정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간첩활동을 한 당원의 제명도 반대하는 민노당과 손을 잡아 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적과의 동침’에 해당한다. 


민주당의 야권통합을 경찰청장이 되겠다고 마피아에 손 내미는 행위로 의심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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