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北인권’ 거론 진정성 있나?…”‘從北세력’과 선긋기”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그동안 논의를 거부해왔던 북한인권 문제를 공식 거론하면서 ‘북한인권법’ 논의가 다시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2월 여야가 임시국회에서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지난 13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민주당은 북한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 직시하고 있다”며 “민주당에서 여러 의원이 관련 법안을 내놓은 만큼 당의 안(案)을 만든 뒤 새누리당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012년 11월 심재권 의원이 ‘북한주민인권증진법’을, 2013년 7월에는 윤후덕 의원이 ‘북한민생인권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김 대표는 2개의 법안을 기반으로 새누리당과 협의할 최종 법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북한인권법이 처음 발의된 2005년 이후 9년 동안 북한인권법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 ‘삐라지원법’이라며 몽니를 부리며 논의 자체를 거부해왔다. 이 때문에 국회에 발의된 북한인권법은 17, 18대 국회를 지나며 자동 폐기됐다. 


지난해 12월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더 이상 북한인권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민주당이 북한인권법 논의를 거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선 더 이상 ‘종북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와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로 종북세력의 국회 진출에 일조(一助)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8월 통진당 이석기의 ‘내란음로’ 사건까지 터지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해 종북세력과 확실한 선긋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념적으로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안철수 신당에 맞서 북한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으로서는 북한인권 문제를 꺼내 중도층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중도보수층으로 세(勢)를 확대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북한인권·납북자 특별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인권 운동이 확산되면서 더 이상 거부하게 되면 (민주당이) 코너에 몰리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면서 “논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통과 가능성이 낮다고만 볼 수 없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등 종북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많았다”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해 종북 문제를 털고 가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민생인권법을 주장하면서 북한인권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이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했지만, 법안 통과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여야(與野)가 북한인권법을 ‘대북지원법’과 ‘삐라지원법’으로 해석할 만큼 입장차가 커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때문에 정치권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협의에 나서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안 법안의 핵심 내용은 대북 식량·의약품 지원을 맡을 기구를 통일부에 설치하고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강화하자는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통일부 내에 북한인권자문위원회 설치 ▲북한인권기본계획 및 집행계획 수립 ▲외교부에 북한인권대사 임명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치해 인권침해 사례 수집 ▲북한인권재단을 설립 등 실질적인 북한인권 증진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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