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전문가들이 보는 북핵 6자회담 전망

미국의 핵전문가들과 언론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북핵 6자회담 전망을 어떻게 보는 걸까.

한마디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언급처럼 기대 자체를 포기해선 안되겠지만 회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해 9.19 베이징 공동성명 마련후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협상이 답보상태에 머물거나 최악의 경우 결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15일 보도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전날 미국 관리들은 이번 6자회담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실제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6자회담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도 전날 베이징을 방문, 학술포럼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인들은 중국이 손가락만 까딱해도 북한의 독재체제를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언급, 6자회담 교착이 중국측의 비협조적 자세에 원인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워싱턴의 유라시아그룹 분석가인 브루스 클링너는 “북미 양측이 과거부터 요구해온 전제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황에서도 회담 복귀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긴 하지만 이번 회담을 낙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조지 부시 행정부의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 “북미 양국 어느 쪽에서도 기존 입장에서 물러날 것 같지가 않다”면서 “따라서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현저한 시각차이 때문에 회담이 일순간 결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인사이트 코뮤시케이션스 컨설턴츠’의 마이클 브린은 “이번 6자회담이나 실무그룹 회담 등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기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6자회담의 실제 목표는 회담을 여는 것 그 자체에 있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폐기에 관한 그럴싸한 목표는 역시 그럴싸한 결과만 낳게 될 뿐”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하버드대학 핵프로젝트 관리책임자인 제프리 루이스는 “힐 차관보가 이번 회담에서 작지만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북한이 또다시 과거처럼 2단계 기만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내가 걱정하는 것은 북한이 작은 양보조치를 취해 놓고 곧바로 이를 철회함으로써 결국 미국도 손을 들게 하는 양상이 재연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노틸러스 연구소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글린 포드는 “북미 양국이 서로 동의하는 유일한 한가지는 서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라면서 “북핵문제가 최종 해결되려면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게 될 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전문가인 브라이언 마이어스의 말을 인용, 북한 선전기관들이 핵실험을 전후해 핵억지력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는 다음주 열릴 6자회담에서 진전을 보기 힘들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미국과 다른 국가들도 북한이 고려할 만한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회담 진전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 전망속에서도 “이번에 북한이 그냥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당근과 인센티브를 미행정부가 제시한 만큼 협상에 진척이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긍정적 의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늪에 빠져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중 외교정책의 성공적 사례로 북핵문제를 들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이번 6자회담에 거는 기대감이 없지 않은게 사실이다.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미국의 진정성을 이해한다면 이번에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한국도 회담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에 대한 평가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가시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미국이 북한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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