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으로 미국이 쌀 갖다 바치게 만들것”

올해 북한의 쌀과 옥수수 생산량이 예년보다 감소해 북한이 앞으로 170만-180만t의 식량을 외부로부터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초 전망했다. 최근 방북한 국제옥수수재단 김순권 총재는 북한이 올해 100만톤의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러시아, 28일에 베트남 정부가 북한에 쌀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잇따라 식량 지원 사실을 외부에 알린 것은 그만큼 식량난이 다급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올해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북한 당국이 ‘외부의 쌀 지원을 받아내기로 했다’는 소문을 주민들에게 유포시키면서 소란스런 민심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에서는 이미 가을걷이(추수)가 한창인 마당에 주민들 사이에서 ‘제 2의 고난의 행군을 시작한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 또한 쌀 도매상들이 전국을 돌며 쌀 사재기에 나섰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해왔다.

11일 기준으로 양강도 혜산시장의 경우 쌀 1kg 가격은 중국산 2500원, 북한산 2700원이다. 가을철임에도 불구하고 식량가격은 더 오르고 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도 회령곡산공장, 회령신발공장, 기초식품공장을 비롯한 생산단위들에 지금까지 식량을 정상공급하였고 일반 주민들에 한해서도 1개월분의 특별배급을 실시했지만 쌀가격은 1kg당 2300원으로 오히려 6~7월에 비해 300원 이상 오른 상황이다.

11일 데일리NK와 통화한 양강도 소식통은 “사람들이 ‘이미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고 말들을 하고 있다”며 “‘100일 전투’라는 말은 간부들 입에서 조차도 이미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북한은 ‘1차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난 해소를 위해 가을걷이가 끝나면 제한적인 식량 배급을 실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없다며 ‘어떻게든 먹고 살 궁리를 하라’는 간부들의 말이 전해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대규모 감자 생산지인) 양강도의 올해 감자농사는 정보당 평균 15톤 정도이다”며 “감자종자로 정보당 8톤씩 남겨야 하기 때문에 실제 배급을 풀 수 있는 량은 정보당 7톤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자 7톤을 식량으로 사용할 경우 옥수수나 벼로 환산하면 정보당 1.6톤의 알곡을 생산한 것과 같다.

또한 양강도 농촌경리 위원회는 기관, 기업소들에 ‘자체로 능력껏 농장들과 사업을 해 배급을 타 먹으라’는 지시를 내려 수확한 알곡도 군부와 권력층들에 돌아갈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노동자들은 감자 한 알 얻어먹기도 힘든데 보위부나 검찰소와 같은 힘 있는 기관들에서는 적어도 5개월분씩 감자배급을 탔다”며 “그 외 교원들과 의사들에 한해 한달치 감자배급을 주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힘 있는 기관들은 그래도 얼마간씩 감자배급을 탔는데 도당과 시당 간부들은 감자배급을 못 탔다”며 “도당책임비서가 ‘인민들에게 배급을 못주는데 당 간부들이 먼저 배급을 먹을 수 없다’는 지시를 내려 시당과 도당 간부들은 배급을 못 주었다”고 이야기 했다. 양강도당 책임비서는 김히택이다.

소식통은 “도당과 시당 간부들은 배급을 못 탄다고 해도 농장 간부들에게 직접 부탁해서 공짜로 감자를 실어들이고 있다”면서 “농장원들은 훔쳐서라도 먹고 살지만, 결국 서러운 것은 도시 노동자들이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식량난이 심화될 조짐이 보이자 공장 지배인과 비서들이 ‘1월 달부터 (외국으로부터) 식량이 대대적으로 들어오니 너무 걱정들 말라’며 노동자들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정말 쌀이 들어와 우리에게 배급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식량문제와 관련 북한 당국은 이달 7일 경부터 공장, 기업소들을 대상으로 ‘최근 조성된 정세에 대하여’라는 강연을 조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은 “최근 미국놈들이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경제봉쇄정책이 먹혀들지 않자 ‘이제는 사이좋게 지내자’며 무릎을 꿇고 빌고 있다”며 “우리 장군님께서 이제 미국 놈들이 직접 쌀을 가져다 바치게 만들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0일 진행된 토요(일) 간부강연회 날에도 “우리 공화국의 단호한 조취와 강성대국 건설 전망에 대하여”라는 강연회의를 통해 “제국주의자들과 기회주의자들(중국, 러시아)이 6자회담에 대한 우리 공화국의 단호한 조취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 매고 있다”며 “저마다 선물보따리를 꿍쳐가지고 와서 우리와 대화를 하자고 졸라대고 있다”고 자신 있게 큰소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소식통들은 올해 농사가 안된 원인에 대해 ‘하늘 탓’이라며 자연재해가 많았음을 시사했다.

소식통들은 올해 비료상황에 대해 “예년이나 비슷한 상황이었다”이었다고 말해 국내 전문가들의 예상과 빗나간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남조선 비료는 없었지만 대신 중국산 비료와 소련(러시아)산 비료가 적지 않게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농사가 망친 기본원인은 농작물이 한창 자랄 7월에 날씨가 많이 차서 냉해를 입었기 때문”이라며 “금방 씨붙임을 했던 6월에는 가물었고, 농작물이 한창 자랄 7월에는 날씨가 찼다. 7월과 8월에는 무더기비(국지성호우)로 농작물 피해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