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6자회담 북한측 수석 대표의 후임으로 내정된 리용호(57) 외무성 부상은 북한 외교가에서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박의춘 외무상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회동에 앞서 리용호 외무성 부상을 소개하며 “앞으로 6자회담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의 핵 협상과 대미 외교를 맡고 있는 리 부상은 북한 내에서 대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강석주와 김계관에 이어 북한 외교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꼽힌다.
리 부상은 군축, 인권, 생화학무기, 미사일, 핵 등 주요 외교현안을 다루면서 지난 1990년초 부터 본격 진행된 북미간 각종 협상에서 핵심 멤버로 참석했다. 1994년에는 북한 대표단 단원으로 미북 제3단계 회담을, 1995년에는 경수로 공급협상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다.
특히 2000년 10월 김정일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을 외무성 순회대사의 직함을 갖고 수행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ARF 북측 단장을 맡았었다.
리 부상은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로 평양 남산고등중학교와 평양외국어대학 영어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1979년 주짐바브웨 서기관을 시작으로 주스웨덴 서기관, 외무성 국제기구국 국장, 영국, 아일랜드 대사를 거쳐 지난해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했다.
그가 외무성의 실세로 자리를 굳힌데는 김정일의 최측근인 아버지 리명제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후광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명제는 우리의 청와대 비서실격인 서기실에서 실장을 역임했다.
이번 ARF에서도 리 부상은 6자회담 관련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을 하는 등 북핵 외교를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 부상은 ARF에 참석하기 앞서 베이징에서 중국측과 6자회담 관련 조율을 했다고 한다.
외교가에서는 리 부상이 그동안 협상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6자회담 등 북핵문제에 계속 관여해 와 북핵 외교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강석주와 김계관이 막후에서 진두지휘를 하고 리용호가 북핵 관련 실무를 전담하는 체계로 갈 것”이라면서 “리 부상이 북핵관련 업무를 지속적으로 관여 해온 만큼 북한 핵·외교라인에서 실세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