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24일 차기 6자회담의 일정과 관련, 아직까지 참가국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차기 회담 일정과 관련, “의장국인 중국은 6자회담 당사국들의 의견과 견해를 취합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류 대변인은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서가 아직 중국에 제출되지 않았다”며 “중국은 북핵 2단계가 조속히 마무리되고 3단계로 하루빨리 진입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는 26일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중국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6자회담 당사국은 신고서 제출 뒤 차기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지만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달라 일정 조율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협상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24일 “6자회담 일정에 대한 북미 간 생각이 달라 현재 베이징 채널을 통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일정 조율에 얼마나 걸릴 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26일로 예상되는 신고서 제출 직후인 이번 주 중에라도 회담을 재개하자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회담 재개에는 동의하면서도 핵 신고 후 어느 정도 시차를 둔 뒤 회담을 열자는 생각이어서 협의에 다소 진통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미∙북 간에 일정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이를 바탕으로 각국에 회담 일정을 회람시킨 뒤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주중 개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정 확정이 늦어지면서 일러야 다음 주나 돼야 회담이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미국은 외교적 성과를 위해 3단계 북핵폐기 협상인 ‘본게임’에 빠른 시일 내 돌입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가지고 있는 반면, 북한은 ‘본게임’은 가급적 늦게 가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실장은 “북한은 불능화 조치와 플푸토늄 동결 등 상당한 양보를 했으니 테러지원국 해제 등 반대급부를 최대화 하고 이미 보유한 핵무기를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을 염두하고 있는 북한이 6자회담 조기개최에 동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로 이 부분(북한의 핵보유 인정 등)에서 미북 간에 중대한 이견이 발생하고 6자회담 개최 시기에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의 내부조율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