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6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할 핵신고서를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이 몇시간 내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진 8개국(G8) 외무장관 회담 참석차 이날 일본에 도착한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 후 미국이 취할 행동은 모두 핵신고서의 완전한 검증을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일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무기 문제는 후속 국면에서 논의될 것이지만 이번 신고서에도 핵무기에 대한 핵심 정보는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를 위해서는 핵무기와 모든 핵 관련 프로그램이 완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논의되고 해체돼야 한다”면서 “현재 우리는 그 목표를 위해 자연스러운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날 “북한이 제출할 핵신고서가 오늘 인편으로 주중 북한대사관에 도착했다”면서 “신고서 제출은 오늘 오후에 하겠지만 발표는 밤 늦게 하게 될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핵신고서와 같은 중대한 문서를 팩스로 주고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북한이 오늘 인편으로 주중 북한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북한 외무성 관리에게 신고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주중 북한대사관 관계자도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제출하느냐는 질문에 “김계관 부상이 직접 제출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른 관리가 제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북한이 제출할 45∼50쪽 분량의 핵신고서에는 지금까지 생산한 플루토늄 양과 사용처, 영변 원자로를 비롯한 핵시설 목록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이지만, 핵무기 수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북핵 ‘10.3합의’에 따라 당초 지난해 말까지 핵신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UEP에 대한 미북 간 이견 등으로 6개월 가까이 지연됐다.
북한이 신고서를 제출하면 6자회담은 2단계(핵신고 및 불능화) 과정을 마무리하고 3단계(핵폐기)에 본격 진입하게 되며 9개월 동안 중단된 회담 일정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북한은 또 핵폐기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27일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폭파시간은 오전 11시가 유력하며 CNN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