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도미노와 환율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아시아 ‘핵도미노’ 가능성과 관련해 외환시장에서 머리아픈 관측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선뜻 특정 통화에 투자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이 26일 입을 모았다.

북한 핵이 일본과 한국, 그리고 대만의 핵무장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달러와 유로의 상대적인 강세가 예상되지만 북한이 더 이상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중국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경우 환시장 투자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아시아 주요국의 군비지출 문제까지 얽혀있어 이것 또한 환시장 자금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환전략가 닉 버넨브록은 “북핵에 따른 향후 환율시장 전망을 계량화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판단이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몇가지 시나리오는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투자자들의 지정학적 우려가 즉각 위안과 엔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특히 고민하는 쪽은 일본으로,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핵보유국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일본이 핵개발을 강행하면 적지 않은 부(富)가 이쪽으로 흘러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버넨브록은 지적했다.

ODL 시큐리티스의 시니어 환전략가 크레그 러셀도 “핵보유국 일본은 중국에 최악의 악몽”이라면서 이렇게될 경우 “엔과 원화에 특히 나쁜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유로에도 같은 효과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견해도 동조하지 않는 지적도 나온다.

BMO 캐피털 마켓의 환전략가 앤드루 부시는 “중국과 일본의 군비 경쟁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결과적으로 경제 활동을 부추겨 위안과 엔 가치를 뛰게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이 “명목상으로만 ‘비핵국가’라는 사실을 다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외환시장의 관심은 중국과 일본의 방대한 보유 외환이 북핵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에도 모아지고 있다.

메릴 린치에 따르면 일본은 한해 500억달러 가량을 군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약 35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외환 보유 규모가 지난 3.4분기 현재 근 1조달러에 육박했으며 오는 2008년 2.4분기께 1조5천억달러, 2010년말에는 2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도 외환 보유가 8천8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일본은행이 최근 집계했다.

중국과 일본 모두가 이런 막대한 외환에서 떼네 군비 확충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환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핵보유를 강행할 경우 과연 어느 정도의 외환을 일본은행 금고에서 꺼내쓸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환분석 책임자 론 심슨은 “일본의 핵무장이 (단기적으로) 엔 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중국이 제동을 거는 것으로 이렇게되면 엔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투매의 덫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안전 통화’로서의 달러 위상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환시장에서 누구도 이런 시나리오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래트직 포캐스팅의 보고서는 “중국이 여전히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일본의 핵무장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본은 군비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판단인데 반해 중국은 고속 성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군비경쟁 부담이 크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권고했다.

ODL의 러셀은 “북한이 여전히 ‘중국의 손님’이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글로벌 플레이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면서 이것이 먹혀들 경우 환시장이 금리와 성장률 등 경제 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되면 환투자자들이 보다 익숙한 여건에서 베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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