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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필하모닉(이하 뉴욕필)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이 26일 열리는 가운데 평양시민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중국 단둥(丹東)에서 만난 북한 유학생 한 모(K대 2년)씨는 “공화국의 수도 평양에서 미국 음악단이 공연을 하게 될 줄 상상도 못해봤다”며 “이는 결국 선군정치를 몸소 지도하셨던 장군님의 공(功)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우리가 핵무기 개발로 강성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되니, 미국도 이제 우리 공화국을 집어 삼키려 하지 않고 친해지려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핵무기가 없었다면 미국은 10년, 아니 100년 후에도 미국을 대표하는 고급 연주단을 공화국에 보내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몇 년 전부터 평양의 대학생들 사이에서 영어학습 바람이 부는 등 미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이번 미국 연주단의 방문은 미국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킬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학생인 정 모(P대 1년)양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연주단이 평양까지 찾아와서 공연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 씨는 “나는 평소에도 음악에 관심이 많았는데 며칠만 더 조국에 있었으면 공연을 볼 수 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 공연을 본 내 동무들이 두고두고 자랑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아쉬워했다.
어떤 사람들이 뉴욕 필 공연을 관람하는 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씨는 “평양에서도 외국 음악단의 공연이 아주 희귀한 일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는 없지만 중앙당과 사로청의 주요 간부들과 그 가족들에게 입장표가 돌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친척 방문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평양시민 김 모(46.여)씨는 뉴욕필의 평양공연 이후 예상되는 북한당국의 주민통제 방침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 씨는 “중국 TV를 통해 미국 음악단이 평양에 도착한 사실을 보고 정말 놀랐다”며 “그러나 미국 음악단이 돌아가고 나면 국가에서 백성들을 또 얼마나 못살게 굴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도 한국 대통령이 다녀간 다음에 백성들에 대한 통제가 심해져 마음대로 장마당에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며 “이번 공연이 끝나면 또 ‘미국에 대해 환상을 갖지 말라’는 식으로 백성들을 단속할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신의주에 거주하는 북한 소식통은 2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쪽(평양)에서는 분위기가 어떤지 모르지만, 이쪽(평안북도)에서는 주민들은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음악단의 공연의 평양공연이 분명 놀라운 일이지만, 대다수 백성들은 무관심하게 지켜보거나 그 이후의 일을 걱정하는 편”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북한은 뉴욕필 공연을 앞두고 평양시내의 반미(反美) 선전물 일부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공연 시작때 양국 국가를 연주하고 무대에는 두 나라의 국기도 나란히 게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