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22일 주중 한국 상공인들에게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대북 투자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류 장관은 이날 주중 한국 상공인들의 모임인 ‘중국한국상회’ 인사들과의 조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중국 동북지방을 넘어서 북한 땅에 진출해 생산, 교역활동을 펼치려는 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대북투자나 교역을 위한 그림을 당분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류 장관은 이어 “주중 대사 시절 여러분의 그런 꿈과 의지를 확인한 것은 저의 큰 수확이었고, 지금도 그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끊임없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가안보가 걸려 있는 마당에 국민 개개인이 아픈 것은 참아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대북 투자를 자제해 달라”며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도발을 멈출 때까지 대규모 식량지원이나 투자, 교역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아무리 형제라도 핵을 개발하도록 현금을 줄 수는 없고, 무력도발을 하도록 대규모 식량지원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무력도발을 하는 참 고약하고 못된 짓을 저질렀으며 이는 평화와 협력을 바라는 우리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버릴 수가 없는 우리의 반쪽인 것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못된 형제라고 해도 형제라는 연을 끊을 수가 없는 것”이라면서 “못된 짓을 하면 야단을 쳐야 하고, 혼을 내줘야 하지만 영영 버릴 수 없는 것이 운명적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으로 취임 이후 긴장이 너무 높고 대화가 단절된 경색국면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유연성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지난 두 달간 일련의 유연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류 장관은 21일 장즈쥔 외교부 부부장과 비공식 만찬을 가졌으며 22일에는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 양제츠 외교부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