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1일 “지금의 남북관계는 불신이 매우 높고 어떤 의미에선 신뢰가 아예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 상태”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핵심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설명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가 주도해 신뢰에 입각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이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3대 목표를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정착’, ‘통일기반 구축’이라면서 “3가지 목표가 신뢰 형성을 중심으로 해서 포진해 있으므로 신뢰 형성이 핵심 고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남북관계는 수많은 난제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다”면서 “(정부는) 단 번에 풀지 않고,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풀어나가 그러한 과정에서 이뤄진 신뢰가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 “남북관계 전반을 볼 때 금강산 관광 사업이 남북관계 사업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재개를 위한 조건은 복잡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성공단 문제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남북이 서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도출된 방안들은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준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합의문에서 재발방지 ‘주체’를 ‘남북’으로 했던 것처럼 금강산 관광 재발방지도 주체보다는 합의문 내용을 중시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이날 박근혜 정부 출범 6개월여 만에 30여 쪽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설명하는 소책자를 발간했다.
책자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개념과 관련,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 간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나아가 통일기반을 구축하려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체적인 추진과제로 우선 ‘신뢰형성을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제시하면서 “인도적 문제의 지속적 해결 추구, 상시적 대화채널 구축과 합의정신 실천, 호혜적 교류·협력의 확대·심화,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 추진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강산 관광사업은 확고한 신변안전 보장 등을 토대로 재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 문제가 진전되고 남북 간 신뢰가 형성될 경우 추진할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의 내용에 대해서는 ▲북한의 자생력 제고를 위한 전력·교통·통신 등 인프라 확충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과 북한 경제특구 진출 모색 ▲서울-평양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추진 등을 제시했다.
류 장관은 이밖에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협력의 선순환 모색’도 주요 추진과제로 밝히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공동 이익과 평화조성을 위해 에너지·물류 등의 분야에서 남·북·러 및 남·북·중 북방 3각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 추구’ 과제 달성을 위해 확고한 안보태세 완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 노력, DMZ(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 조성, 정치·군사적 신뢰구축 추진 등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