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주권·안보·인권 거론 文·安 ‘햇볕’ 정조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5일 발표한 외교·안보·통일 비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권과 안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햇볕정책 계승’을 내세운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를 정조준했다는 평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NLL 포기’를 언급했다는 의혹으로 안보이슈가 대선의 주요 현안으로 등장하고, 북한이 반(反)박근혜 선동을 본격화하자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읽혀진다. ‘톤’을 한단계 높인 것도 국민 여론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지속가능한 평화’와 ‘신뢰받는 외교’, ‘행복한 통일’을 외교·안보 정책의 3대 기조로 설정하고 7대 정책과제를 밝혔다. 특히 1, 2순위로 주권과 안보, 억지력을 바탕으로 한 북핵 해결을 설정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 한미동맹을 포함한 포괄적인 방위 역량을 증강하고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가장 문제시됐던 북한의 무력도발 등에 따른 정부 내 혼선을 방지하겠다는 차원이다.

무엇보다 박 후보는 “제2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은 사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NLL에 대한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선(先)대화 재개에 급급해 북한의 도발문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없는 것과 비교된다.

경제협력 확대 등 남북관계에서도 ‘비핵화 진전’과 ‘북한의 변화’를 전제했다. 남북문제의 ‘국제성’을 정책에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후보가 남북문제와 북한 문제를 개별적 사안으로 접근하면서 포괄적인 해결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또한 야권이 ‘내재적 접근’을 앞세워 북한 내부 문제를 함구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북한인권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북한주민의 고통’을 직접 언급하면서 ‘인도주의와 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진보의 표를 의식해 원칙을 양보한다는 인식을 주지 않고 정면 돌파했다. 

박 후보는 “북한은 핵 개발이 아니라 경제개발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고도 했다. 

여기에 북한이 ‘변절자 처벌’을 위협하는 탈북민 보호를 직접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박 후보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떠난 탈북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야권이 경제적 탈북을 언급하는 것에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10·4선언에 대한 언급 없이 “기존 합의에 담긴 평화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실천하면, 세부 사항은 현실에 맞게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0·4선언 이행을 전면에 내걸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차이를 보인다.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서는 안 후보와 문 후보는 “북한의 핵무기는 폐기돼야 한다”면서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6자회담과 9·19성명을 원론적으로 거론하는 수준이다. 반면, 박 후보는 ‘비핵화 진전’에 상응하는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이끌겠다는 것과 안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며 “그동안 북한의 잘못을 알면서도 묻지도 않고 대화만 추진하겠다는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대북전문가는 “과거 신뢰와 균형의 대북정책에서 ‘통일’을 직접 거론해 한반도 미래비전을 담고 있다”면서 “남북관계가 남북문제이자 국제문제라는 시각에서 출발해, ‘남북문제’로만 인식하는 문재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