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원칙있는 포용(engagement)정책 펴겠다”

▲ 강연 중인 박 전 대표 <사진=박근혜 의원 홈페이지>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집권할 경우 원칙있는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언급한 원칙있는 포용정책은 햇볕정책의 기조는 유지하되 지원보다는 개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2일(현지시각) 하버드대 케니디스쿨 ‘존 F. 케네디 주니어 포럼’의 초청 특강에서 “포용정책의 근본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원칙을 지키지 않아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면서 “한계를 긋지 않고 북한이 핵실험까지 했는데도 북에 대해 무조건적 지원을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핵문제 해결을 대북정책의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북한 핵은 동결이 아니라 완전 폐기돼야 하며,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핵문제가)해결되면 남북한 공동발전을 추구하려 한다. 굳이 정치.영토적 통일을 하지 않더라도, 군사적 대결이 사라지고 왕래가 자유로워져 남북 경제공동체가 되면 그것도 작은 통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현실인식은 냉정했다. 그는 “지금 한국은 북한이 던지고 있는 심각한 안보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1950년 한국전쟁이 첫 번째 위기라면 지금은 두 번째 안보적인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제 한국의 미래는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의 안보 위협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억지하고 대처해서 지속적 발전에 기초가 되는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며 “6자회담이 재개되고 있고 미북간 접촉도 성과가 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힘들고 어려운 협상 과정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에게 국제사회의 강한 의지를 한 목소리로 전달해야 하고, 한국 정부도 유엔안보리 제재조치와 PSI 조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핵해결의 5번째 열쇠, 한미동맹”

박 전 대표는 또 “북한 핵문제를 위해 기본적으로 4가지 Key(열쇠)가 동원되고 있다”며 ▲6자회담 ▲유엔 안보리 제재와 PSI ▲미북접촉 ▲남북대화를 꼽았다.

그는 “이 4가지 열쇠 외에 북핵 해결을 위해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 또 하나의 열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바로 한미동맹이라는 열쇠”라고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들어 안타깝게도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있는 징후가 보이고, 상호신뢰에 손상을 끼치는 사례도 일부 증가되고 있다. 심지어 한미관계를 이혼 직전의 부부관계라는 비유마저 등장하고 있다”며 “이는 한미 양국 국가 이익을 위해서도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년 12월에 있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역사적 선거’라고 말한다”며 “이 선거는 대한민국이 이대로 주저 앉느냐 아니면 다시 일어서느냐를 결정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선거는 한미동맹의 운명이 걸린 선거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한미동맹의 미래를 설계해 나갈 것”이라며 “동맹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강연에서 61년 케네디 대통령과 회담 했던 부친인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안보질서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 딸이 케네디 스쿨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의 최근 대권출마 선언 “I’m in to win(나는 이기기 위해 대선에 나섰다)”이라는 말을 인용, “저는 조국을 구하기 위해 대선에 나선다(I’m in to save my country)”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