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1일 발표된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 모의실험 결과에 대해 북한의 ‘의도된 도발’임이 드러났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나 독도사태 등에 비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보수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전보다 강한 어조로 북한 당국을 비난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대미문의 도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군의 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살인행위의 실체를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정부 합동조사단의 모의실험 결과, 정지 상태 또는 천천히 걸어가던 고 박왕자 씨를 북한군이 100m 이내에서 조준 사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절대로 우발적인 총격이 아니고, 준비된 조준사격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7세 신참여군이니 놀라서 쐈다느니 하는 북한의 말장난에 더 이상 놀아나지 말아야 한다”며 “사건 발생지점에서 10년간 근무했던 북한군 출신 인사가 제시한 멀어야 50~60m에서 쐈을 것이라는 내용과도 근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발표하고 “(합조단의 모의실험 결과는) 박 씨가 정지명령에 불응하여 도망쳐 원거리에서 조준 사격했다는 북한측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결국 산책중인 관광객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상황에서 발생한 명백한 도발행위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관광지에서 산책중인 국민이 흉탄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번 사태를 적당히 무마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북한 고위층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완벽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대북 관광사업의 문제점과 보완책을 철저하게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