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 앞서 경제·문화적 협력을 넘어 정치와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폭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앞둔 26일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양국이 경제적, 문화적으로는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지만 정치와 안보 면에서의 상호협력은 상대적으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정치와 안보 분야의 협력 폭을 동시에 넓혀나간다면 두 나라가 동북아의 새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중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한중 공동 번영의 새 청사진을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가 열리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한국이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지만 남북 간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긍정적으로 화답한다면 한국은 지원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전용기 편으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박 대통령은 시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권력서열 1~3위 인사와의 연쇄회동, 대학 연설, 현지 업체 시찰 및 기업인 간담회 등 3박 4일간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베이징에 도착한 후 방중 첫 일정으로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 노력과 양국 관계의 미래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나 6자회담 재개 등을 촉구하는 문구가 명시될지 주목된다.
또 박 대통령이 시 주석을 설득, 개성공단 폐쇄와 당국회담 무산 등으로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와 정상국가의 길을 가도록 하는 게 한중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중 이틀째인 28일에는 권력서열 2, 3위인 리커창 총리와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과 잇따라 만나고 29일에는 ‘새로운 20년을 향한 한중 양국의 신뢰의 여정’을 주제로 베이징(北京) 소재 대학에서 연설한다. 이어 29, 30일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을 찾아 현지 우리기업을 시찰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귀국길에 오른다.
한편 이번 방중에는 한중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한중의원외교교류체제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다.
방중 공식 수행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윤상직 산업부 장관, 권영세 주중대사,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이정현 홍보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형진 외교비서관, 최종현 외교부 의전장, 박준용 외교부 동북아국장 등 10명으로 확정됐고,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회장 등 중국 국빈 방문 사상 최대인 71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