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 분열 아닌 ‘헌법 수호’ 계기 돼야”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행인용이 발표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던 시민들이 경찰차벽 위로 올라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탄핵 정국’도 일단락됐다. 현직 대통령이 ‘대의민주주의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사유로 파면된 초유의 사태지만, 대신 대한민국이 삼권분립의 헌법 가치를 재확인한 계기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 남은 과제는 탄핵 정국 중 불거진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을 봉합하고 치유하는 것. 넉 달간 광장서 대립했던 ‘촛불’과 ‘태극기’도 일상으로 돌아갈 때라는 주문이 제기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다양한 의견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이제는 갈등과 분열이 아닌 조정과 합의로 나아가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도 갈라진 민심을 한 데 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특히 탄핵 정국으로 분열됐던 정당들도 다시금 국민 통합을 위해 정당 질서 재편에 나서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데일리NK는 사회 각계 인사들에게 ‘탄핵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재판관들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훗날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탄핵 정국을 지켜보면서, 삼권분립이라는 제도가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우리 국민은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앞으로도 헌법 체제를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는 갈등과 대립이 아닌 조정과 합의가 필요한 때이다.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차기 정부를 만들어내는 데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에 개헌(改憲)이 됐으면 한다. 미래 비전을 중심으로 정당이 재편될 수는 없을까, 늘 생각해왔다.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집중할 게 아니라, 미래 비전을 중심으로 정당이 헤쳐 모여 정당 질서가 재편되길 기대해본다. 차기 정권은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

헌법 질서와 법치 체제에 따라 대한민국을 계속 잘 유지해나가면 된다.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나아가면, 통일을 비롯해 앞으로 마주할 일들도 잘 헤쳐 나가지 않겠나.

정당도 국민 통합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대한민국 발전의 기틀이 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계속 다져나가면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국민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도록 국회가 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

법과 원칙, 삼권분립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니, 헌재의 판결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솔직히 (탄핵 사태로 촉발된) 갈등이 조속히 수습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 차기 대통령이 사회 화합과 통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설령 새 대통령에게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온 국민이 사회 화합을 위해 새 정부에 협력하는 자세로 나아가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안팎의 외교·안보·경제 위기도 수습해야 할 처지에 있다. 내부 분열과 갈등만 계속한다면, 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이 크다.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 온 역량을 집중할 때다.

정치권도 기존과 비슷한 이상, 이념, 노선만 따르려 하지 않길 바란다. 권력자의 눈치를 본다든지,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던 행태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정당 정책을 깊이 고민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선택 받고자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현 상황이 끊임없이 되풀이될 우려가 있다. 새로운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 복거일 소설가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던 분들도 이제는 결심을 할 때다. 이제까지 집회에 나선 것도 순수한 열정에 의한 게 아니었나. 개인적인 이익이 아닌, 나라를 위해 모았던 열정이다. 이젠 그 열정을 과거에 묶어두지 말고, 미래를 향하는 에너지로 만들어야 한다. 삶은 계속 이어진다. 이번 일로 좌절하거나 얽매이지 말고, 건설적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시민이 바로 서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이 움직인다. 시민들이 올바른 생각을 갖고 행하면, 정치인들은 그에 따르게 돼 있다. 아무리 위대한 지도자라 한들, 결국 시류를 따르게 돼 있다. 시민들이 나랏일과 국제정세를 더 살피며 안목을 키우면, 정치권도 더 바른 곳으로 향하지 않을까.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세대가 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났으니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 아무래도 탄핵에 반대했던 쪽, 그리고 무엇보다 대통령의 입장이 결정적으로 중요할 듯하다. 대통령이 흔쾌히 탄핵 결론을 수용한다면 갈등도 쉽게 봉합되지 않을까. 만약 대통령이 불복한다고 하면, 일부 극단적인 시위를 비롯해 정치적 분열이 이어질 수 있다.

국회에서도 탄핵 결정에 일체 이의제기가 있어선 안 된다. 어차피 조기 대선으로 가게 됐으니, 대선 정국에 충실히 임하길 바란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