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북한) 김 제1위원장(김정은)과 만남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서유럽 순방중인 박 대통령은 첫 번째 방문국인 프랑스의 르피가로지와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 회담이 일회성 행사로 그쳐서 안 되고 결과가 없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며 “진실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 공작원이 어머니(육영수)를 암살하면서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 비극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북한은 경제와 핵무기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한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국제사회도 북한 핵개발에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프랑스 파리 메리어트 오페라 엠버서더 호텔의 프레스센터에서 한 브리핑에서 “원칙적인 답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지난 9월 북한의 이산가족상봉 행사 일방 연기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대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면서 “손을 놓고 있기 보단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언급이 원론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난 9월까지 남북관계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정부가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2일 취임 후 첫 서유럽 순방을 위해 오후 출국했다.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순방에서 박 대통령은 EU(유럽연합) 주요국의 정상들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