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상회담서 탈북자 문제 의제화해야”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강제 추방된 탈북고아들이 강제 북송위기에 처함에 따라 탈북자 문제가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이번 일은 ‘중국을 벗어나면 한국행이 보장된다’는 통념을 깨는 것으로 정부 당국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또 북한 당국의 탈북자 한국행 저지 공작이 중국 동북 3성을 넘어 탈북자 주요 탈출루트 인접국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 또한 적극적인 대책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라오스에서 북한 요원들이 단체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으로 탈북고아 일행을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져 일단 중국과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중국은 라오스로부터 탈북고아 추방 사실과 관련된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아 이번 문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우리 외교 당국에 밝혀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탈북자 문제 해결에 키(Key)를 쥐고 있는 것은 중국이기 때문에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으로 북중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탈북자 정책 변화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경제문제로 국경을 넘은 비법 월경자”로 여겨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북송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우리 정부의 요구에 따라 약간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8년 8월 한중 정상은 공동성명의 ‘지역 및 국제협력’ 부분에서 “양측은 국제 인권 분야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합의했다. 이에 대해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매우 초보적인 내용이지만 지난 정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다”고 평가했다.


또한 당시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에게 탈북자가 자유의사에 반하여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지 않도록 요청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2012년 3월 방한했던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부장에게 ‘탈북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강제북송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그달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이명박 대통령의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 요구에 “한국의 입장을 배려해 원만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다음 달 하순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탈북자 인권문제도 반드시 거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데일리NK에 “북중관계에 균열이 생긴 상태로 다시 관계가 회복된다 해도 과거처럼 혈맹관계로 복원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탈북자 문제 논의를 통해 중국의 자존심도 세우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 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 대표는 “국제사회와 우리 정부의 계속된 문제 제기가 중국 정부의 근본적인 탈북자 정책 변화까지 이끌지 못하겠지만, 탈북자 한국행을 위한 물밑 협상 등을 할 수 있다”면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이 자국 내 단속은 강화했지만, 중국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대대적으로 단속하지 않았고, 근래 탈북자 문제 관련 중국 당국의 강력한 조치가 없었던 점도 변화의 징조”라고 부연했다.


한 대북 전문가 역시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한중 정상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를 반드시 제기해야 한다”면서 “인권 문제는 보편적 문제인 만큼 비타협성, 일관성, 지속성이란 원칙적 입장에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이번에 중국의 눈치를 살펴 이 문제를 의제화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한국 정부가 인권 문제를 흥정꺼리로 삼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