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억지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사거리 5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현무-2B) 시험발사를 직접 지켜본 것은 연일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의 도발에 강력응징한다는 메지시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김정은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시험을 직접 참관하고 서북도서 인근 해역에 전력을 증강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외 위협을 가하는 것에 대해 굴하지 않는 강력한 대북억지력을 보여준 것이란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3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을 방문, 우리 무기체계 연구개발 현장과 북한의 위협에 대한 맞춤형 대응 전력 등을 점검했다. 안흥시험장은 유도무기, 함포 등 각종 개발 무기를 시험하는 곳으로 군 통수권자인 현직 대통령의 방문은 30년 만에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기존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한 유도 무기 체제이자 킬 체인(Kill Chain·이동식 미사일 타격체계)의 주요 구성체가 되는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직접 지켜보고,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주요 전력을 돌아봤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감히 도발해 올 수 없도록 실질적인 억제역량을 구비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핵심 대응전력의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우리 군이 개발에 성공한 현무-2B는 순항미사일과는 달리 순식간에 목표에 도달할 만큼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도 역시 목표물에서 수 미터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나 노동미사일과 비교해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첫 시험발사로 성능이 입증된 이 미사일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탐지·추적·격파하는 ‘킬 체인’의 핵심 전략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사거리가 500km 이상인 만큼 중부권 이북지역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타격권에 둘 수 있어 북한에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는 4일 데일리NK에 “박 대통령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접 참관은 북핵 위협에 대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과 동시에 국가 안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현무-2B 탄도미사일은 보복 응징용이기 때문에 북한에 ‘언제든 응징을 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 군이 개발하고 있는 킬 체인과 KAMD은 각각 선제와 방어 개념인데, 타당성에 한계가 있고 아직 이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이번처럼 응징을 통한 심리적으로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는 것을 추가해 선제-방어-응징을 아우르는 전략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