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한, 北 핵보유국 인정하려는 거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5일 상호주의 원칙의 대폭 완화 등을 골자로 한 당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전 총재는 당의 대북정책 변화와 관련, “상호주의 포기는 잘못된 것”이라며 “지난 10년간 상호주의를 도외시하고 일방적 대북지원을 한 결과, 과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개방.개혁으로 나왔느냐”고 말했다고 측근인 이종구 특보가 전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것인지 실로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핵화 이전에 대폭적인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13 합의의 기본 취지와도 동떨어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런 식의 대북지원을 할 경우 국제공조는 저해되고 비핵화 실현은 더욱 어려워진다. 이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면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국제공조를 강조해야 할 마당에 이런 식의 장밋빛 공약이 과연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도 대북정책 완화와 관련한 비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강경파인 김용갑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세히 내용을 파악해보니 결국 열린우리당보다 더 앞서가는 대북정책”이라며 “북한에 고속도로를 뚫어주고 쌀 15만 톤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든 것을 핵과 관계없이 하자는 것인 데 햇볕정책을 비판하던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보다 앞서 북한에 퍼주기 한다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른 의원 역시 “양 대선주자 모두 ‘북핵문제 해결 후 과감한 대북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는 데 당에서 내놓은 정책은 후보들의 정책과도 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등 양대 대선주자측도 공식적으로는 환영 및 당론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정책결정 과정 및 기조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전 시장 측근은 “캠프의 기본 입장은 당에서 내놓은 결정을 수용한다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당에서 터져나오는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봉합하는 식으로 당론을 결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도 “당론으로 결정된 것은 당인으로 따라야 한다”면서도 “당과 박 전 대표 모두 유연한 상호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만일 당에서 내놓은 대북정책이 북핵 폐기를 전제하지 않은 경제지원 등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6자회담의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깨는 조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나경원 대변인은 전날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북정책 당론 추인을 놓고 논란이 벌어진 것과 관련,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