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GO 4명“북한에 체포영장도 있었나?”

▲ RENK 이영화 대표

북한 인민보안성(경찰청에 해당)이 지난달 27일 일본 내 북한인권 NGO 활동가 4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 국제적인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북한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증거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초 베이징에서 열린 북-일회담에서 일본측이 납치자 문제를 거론하자, 북측은 “일본도 납치자들을 송환하라”고 요구, 일본 당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는데, 나중에 북측은 북한인권 NGO를 거명하고 이들이 탈북자들을 납치했다며 급기야 3월 27일 ‘체포 영장’까지 발부한 것.

북한 당국이 지목한 4명은 <북한난민구원기금>의 가토 히로시(加藤博) 사무국장과 노구치 다카유키(野口孝行) 이사, <북한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회>의 야마다 후미야키(山田文明) 대표, <구출하자! 북한민중/ 긴급행동네트워크>(RENK)의 이영화(간사이대 교수) 대표다.

북한 당국은 최근 일본 정부에 이들에 대한 신병인도를 재차 요구했다고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나온 이번 북한의 조치에 대해 ‘영장’이 발부된 4명은 오히려 북한정권의 범죄행위를 폭로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이들은 최근 일본 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난민을 돕는 인도적 활동가들에게 이런 탄압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 야마다 후미야키

이번 기회를 통해 김정일 정권이 전근대적 국가로서, 범죄집단과 같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일본 정부의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독재정권의 희생자인 탈북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가토 히로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을 인간답게 살기 위해 변변치 않은 힘이나마 도왔을 뿐이다. 인도적 활동가에게 체포영장이나 발부하는 한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한층 더 고립될 것이다.

◆ 노구치 다카유키

나와 함께 중국에서 체포된 두 명의 북한난민 중 한 명은 북한에 송환된 후 장기 구금됐고, 한 명은 죽었다고 들었다. 내가 ‘납치, 유괴범’이라면 그 두 명은 ‘피해자’일 것이다. 그런데 왜 두 명은 처벌하는가?

◆ 이영화

(체포 영장에) 영광이다. 이로써 김정일 정권에게는 인권과 민주주의 개선 활동은 범죄행위라고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이것도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포위망이 강력하게 작용한 성과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북한에도 원래 ‘체포영장’이란 게 있었나? 영장 없이도 체포·구금·처형이 당연한 나라인데…

한편, <선데이 마이니치>는 북한 정부가 이들의 신병인도를 요청한 이유는 일본 정부가 북한 공작원인 신광수를 국제수배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만약 탈북난민 지원이 이유라면 8천여 명의 탈북자를 받아들인 한국이나 250여명의 탈북자를 받아들인 EU 관계자들에게는 왜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냐는 것.

이 잡지는 “일본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불과 약 100명에 불과하고, 지원 법률도 미약한 상황”이라며 “수세적 입장이었던 북-일 관계의 전세를 뒤집기 위해 탈북 난민 문제를 들고 나와 일본을 흔들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