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6자회담 앞두고 ‘납치문제 키우기’

일본 정부가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다시 납치문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본 당국은 2일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가 귀국한 소가 히토미(47) 씨의 납치 용의자가 북한 공작원 ‘김명숙’이라고 결론내고 체포장을 발부, 국제수배했다. 베이징(北京)의 외교경로를 통해 북한에 신병인도도 요청했다.

‘아베 정권’이 범정부 차원의 ‘납치문제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관방장관에 납치문제를 겸하게 하거나 납치담당 보좌관을 두는 등 출발부터 ‘납치 정권’을 표방한 가운데 만들어낸 첫 작품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그간 사건의 발표 시기를 저울질해오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자 전격 터트린 것으로 보인다. 납치문제를 키워 6자회담의 한 쟁점으로 끌어올리려는 속셈에서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핵 보유국’을 자처하면서 재개되는 6자회담이 ‘군축회담’의 성격으로 변질되는 사태를 견제하는 카드로 일본은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납치문제를 꺼낸 것으로 관측된다.

우루마 이와오(漆間巖) 경찰청 장관은 2일 사건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납치를 절대 잊지않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혀, 이번 조치가 대북(對北)제재의 일환임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북한을 향해 납치문제를 지속적인 대북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던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1일 미사일과 핵,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북(對北)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며 납치문제를 대북제재의 해제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나,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이 현 단계에서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납치의 해결을 새삼 강조한 것 등은 납치문제에 관한 일본의 향후 대처를 예고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북핵사태를 활용해 납치문제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관측이다.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은 “한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포용정책을 전환, 치안당국도 납치사건 규명을 위해 일본의 경찰당국에 협력하는 자세로 전환하기를 일본은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납치구출행동 의원연맹’ 사무국장은 한 방송에서 “납치문제의 해결에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관심이 적었던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며 “6자회담의 장으로 끌고가 미국을 움직이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목표”라고 관측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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