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달 사이에 북한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북한내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추측이 일고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정치 구조에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달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이 평양과 여러 지방도시에서 김위원장의 초상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하면서부터 제기된 이같은 의혹에 대해 북한 언론은 부인했으나 최근 북한 국영 라디오가 “김일성 원수의 교시에 따라 다스리는 김정일”이란 구호를 “김일성 원수의 다스림”으로 바꿈에 따라 이같은 의혹은 더욱 깊어지고있다.
이 때문에 김위원장이 권력을 상실했다는 추측이 일기도 했으나 지난 9월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났던 그의 아들 김정남을 자처하는 한 남자는 이달 초 일본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를 부인했다.
북한 지도부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김정일이 아직도 정남과 정철, 정운 등 세 아들을 둘러싼 권력 후계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김위원장이 세습 후계를 생각하고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으나 권력투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북한의 권력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추측은 6자회담 교착상태로 인해 북한이 더욱 고립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구조적 붕괴” 위협을 안고 있다는 외국 언론 보도들로 인해 더욱 고조됐다.
김정일 위원장은 최근 후계자 문제를 둘러싸고 집권 노동당을 비롯한 권력 구조내 움직임을 전보다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월 자신의 매제이자 최고위 보좌관인 장성택을 제거한 데서 드러났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김위원장이 권력 남용을 이유로 장성택을 제거했으며 그와 가까운 리광근 무역상과 최룡수 인민보안상도 올해 숙청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정부의 한 소식통은 당과 군에 있는 장성택의 남동생들도 숙청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장의 숙청 목적은 “장씨 일가 제거에 있지 않고 권력 의지를 통제”하는데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지도자들은 지난 4월 김위원장의 비공식 중국 방문에 이어 줄줄이 중국을 방문해 경제.군사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고위급 관계자들을 중국에 파견하는 이유는 북한이 경제개혁 정책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경제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995년에 시작된 선군(先軍)정책을 강조하는 일련의 행사들을 벌이고 있는데 군의 정치 참여를 제도화한 이같은 정책은 당과 정부 및 군 사이의 관계에 미묘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은 내년중 핵문제와 경제 재건문제, 선군 정책, 후계자 문제 등 여러가지 일로 어려운 순간들을 맞게 될 전망이다./도쿄 교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