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커지는 위기의식…“대북지원 동참해야 하나?”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13합의에 따른 북한의 초기조치 이행 의지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던 아베 정권 내부에서도 납치 문제보다는 핵문제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은 “최근 일본 정부 내에서 북한 핵폐기를 위한 ‘초기 단계조치’와 관련, 관계국들과 보조를 맞추고 북일대화의 진전과 연결시키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납치자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외교 문제를 담당하는 외무성에서는 관료들이 현실적인 문제들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다는 것.

일본은 그동안 납치 문제의 진전 없이는 대북 중유 지원 등 주변국들의 에너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한 이후, 중유 95만톤 지원의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관련국의 움직임에 일본도 보조를 맞춰야 할 상황이 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문은 “외무성 내에서도 북일간의 대화가 중단된 지금, 이미 탄력이 붙은 남북· 미북간 대화 국면의 분위기를 이어받아 북일 관계 진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 재임 시절에는 납치 피해자 5명의 귀국이 실현되는 등 납치문제에 관한 구체적 성과가 있었지만, 아베 정권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며 “국익의 실현을 위해 현실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외무성 내에서 대두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한미 정부가 북한 당국에 일본인 납치 문제의 재조사를 제의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6자회담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핵시설 가동 중단 이후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에 일본을 참여시키기 위해 이같은 제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측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달 방북 당시 ‘일본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북한에 있어서도 이익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하며, 납치 문제 재조사를 제의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도 남북한 접촉을 통해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형식적으로나마 납치자 문제 재조사에 응한다면, 일본으로써도 대북 에너지 지원 참여와 북일 대화 재개에 나설 명분은 확보하게 된다.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해 북핵 폐기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한미 양국의 입장에서도 추가 협상안을 제시하는 등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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