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련 동포…비행기로 ‘北으로, 北으로’

작년 7월 일본 정부가 북한의 만경봉-92호에 대해 입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북한을 방문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동포들이 중국과 러시아 등지로 몰리고 있다.

10일 북한의 고려항공 선양(瀋陽)지사 등에 따르면 일본에 거주하는 총련 동포들은 15일부터 5월20일까지 열리는 대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보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과 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경유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총련 동포들은 이 기간 일본의 간사이(關西)와 니카타(新潟) 등지에서 항공편 또는 배편으로 베이징, 선양,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다시 고려항공으로 갈아타고 평양에 들어가게 된다.

고려항공은 베이징에서는 매주 화.목.금.토요일, 선양에서는 매주 수.토요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매주 금요일 평양으로 연결되는 정기 항공편을 운행하고 있다.

이처럼 총련 동포들의 발길이 제3국으로 몰리고 있는 이유는 작년 7월 일본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대북제재조치로 그간 총련 동포와 북한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던 만경봉호의 입항을 금지한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과 일본의 무역이 중단된 것은 물론 수학여행, 고향 또는 친척 방문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총련 동포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도쿄 총련 중앙회관의 한 관계자는 “가족이나 친척들이 공화국(조선)에 있는 나이가 드신 분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비행기에 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시는데다 일본의 공항을 빠져 나갈 때도 다른 손님은 놔두고 유독 우리만 따로 모아놓고 출국 목적을 캐묻거나 집중적으로 짐 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는 일도 많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만경봉호가 다녔을 때는 이런 불편과 수모를 겪는 일도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뱃길이 끊기면서 고려항공은 작년 12월 도쿄(東京) 조선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위해 이례적으로 다롄(大連)과 평양을 연결하는 전세기를 띄워 이들 학생을 수송하기도 했다.

아리랑 공연 관람을 위한 방북 인원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의 경우 1차 공연 기간이 35일 정도에 불과한 탓도 있지만 제3국을 경유해야 하면서 시간이나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총련 중앙회관에서 현재까지 모집한 아리랑 방북 인원은 200여 명 정도. 지난 2005년 아리랑 공연 기간 대부분 만경봉호를 타고 방북한 동포들이 6천명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그 숫자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또 아리랑 공연 기간이 일본의 연휴기간과 겹치면서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표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점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총련 관계자는 “만경봉호가 다녔을 때는 중량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가족과 친척들에게 선물도 듬뿍 가져다 줄 수 있었지만 항공기는 중량제한 규정이 있어 선물보따리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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